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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런으로 의과대 진학"...수강생 682명 서울대 등 합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은평구 꿈꾸는 다락방에서 학생들이 서울형 교육 플랫폼 서울런을 체험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은평구 꿈꾸는 다락방에서 학생들이 서울형 교육 플랫폼 서울런을 체험하고 있다. [뉴스1]

“선천적으로 폐가 약해 병원비 지출이 많아서 학원에 다닐 돈이 부족했어요. 그런데 서울런 인터넷 강의를 통해 병원 가는 차 안에서 공부한 덕분에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3문제만 틀리고 S대 의과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올해 입시에서 의대에 입학한 김 모 씨 얘기다. 사회·경제적 이유로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서울시가 제공하는 인터넷 강의 교육지원 플랫폼인 ‘서울런’의 성적표가 나왔다.

서울시, 서울런 진학 성과 발표

서울런 수강생 중 명문대 합격자 수. 그래픽=박경민 기자

서울런 수강생 중 명문대 합격자 수. 그래픽=박경민 기자

서울시는 21일 ‘서울런 이용자 진로·진학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런 회원 중 1084명이 수능에 응시해 682명이 대학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합격자(462명)보다 220명 늘어난 숫자다.

의·약대(9명)·과학기술특성화대학(2명)·사관학교(2명)·서울교대(3명) 등 특수목적계열에 16명이 붙었다. 서울대(12명)·고려대(12명)·연세대(10명) 등 11개 서울 소재 명문대 진학자는 106명이었다. 중복합격을 제외 순수 대학 진학자 기준이다.

학습 시간도 늘었다. 합격생 총 학습 시간은 평균 6916분(약 115시간)으로 지난해(4360분·72시간)보다 59% 증가했다. 서울시는 “11개 대학과 특수목적계열 합격생은 학습시간(1만2066분·201시간)이나 서울런 평균 접속 횟수(106회) 측면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서울런이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교육 사다리’ 역할을 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서울시가 자치구별 서울런 회원 대학 합격 인원을 분석한 결과, 특정 자치구에 치우치지 않고 유사한 비율(1~6%)로 대학 합격생을 배출했다. 강서구·송파구·양천구·노원구 합격생 비율(6%)이 가장 높고, 중구·용산구 합격률(1%)은 상대적으로 낮다.

또 서울런 이용 후 42.1%의 가구가 사교육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해당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 감소액은 25만6000원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공정한 교육기회를 부여하면 거주 지역에 큰 영향 없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서울런 목적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서울런 홈페이지. [사진 서울런 캡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서울런 홈페이지. [사진 서울런 캡처]

학습시간 1인당 4360분→6916분…59%↑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에서 열린 서울런 우수 학생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에서 열린 서울런 우수 학생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한 학생도 서울런 도움을 받았다. 서울런에서 자격증·외국어 강의를 듣고 취업에 성공한 회원(45명)이 지난해(16명)보다 29명 증가했다. 한국철도공사 등 공기업·공공기관(11명)이나 삼성물산 등 대기업(5명) 취업자도 있었다.

이용자 반응도 뜨겁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수능 응시자 87%가 “입시준비에 서울런이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대학(원)생 1710명을 통해 제공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만족도(91.8%)가 높았다. 연세대에 합격한 김정연(19) 씨는 “학습 습관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을 때, 서울런 멘토 선생님이 맞춤형 학습 목표를 설정해주셨고, 덕분에 확실한 학습 동기를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런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한다. 우선 ‘인공지능(AI) 학습진단 프로그램’을 도입해 자기 주도 학습을 지원한다. AI가 학습진단 결과를 반영해 개인맞춤형 문제를 제시하고 자주 틀리는 문제는 반복해서 풀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런 집중지원반’도 올해 처음 운영한다. 집중지원반 수강생에겐 1인 당 연 30권의 학습교재를 제공하고, 수강 가능교과 사이트도 확대(1개→2개)한다. 멘토링은 주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린다. 서울시는 1월 집중지원반에 참가할 200여명을 선발했다.

구종원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소득 상위 20% 가구가 지출하는 교육비(63만3000원)가 하위 20% 가구(7만6000원)의 8.32배나 많은 상황에서, 서울런은 교육비 걱정 없이 마음껏 공부하도록 지원하는 실효성 있는 ‘희망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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