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추진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중 가장 먼저 운행을 시작할 A노선의 ‘수서~동탄’ 구간이 30일 개통한다. 요금은 성인 기준으로 전 구간 탑승 시 편도 4450원으로 책정됐다. 승객이 몰리는 출근 시간대 운행 간격은 평균 17분이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GTX-A노선 수서~동탄 구간 운행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연장 32.8㎞의 수서~동탄 구간은 30일부터 운행을 시작한다. 역 정차시간을 포함해서 약 20분이면 동탄에서 수서까지 도착 가능하다. 다만 중간 정차역 가운데 구성역(용인)은 출입구 공사 등이 덜 끝나 6월 말에 문을 연다. 이에 따라 구성역 개통 전까지는 수서역·성남역·동탄역에서만 GTX 이용이 가능하다.
첫 열차는 동탄역에서 오전 5시 30분에 운행을 시작하며, 마지막 열차는 각 역에 새벽 1시쯤 도착하게 된다. 개통 초기 출근시간대(오전 6시 30분~오후 9시)에는 14~21분 간격으로 열차가 운행될 계획으로 평균적으로 17분 간격이 된다. 서정관 국토부 수도권광역급행철도과장은 “인터넷과 모바일 앱, 역별 안내표지 등을 통해 열차 도착시각 및 운행 상황 등을 미리 확인하면 역에서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서역에서는 수서고속철도(SRT)·서울지하철 3호선과 수인분당선으로 갈아탈 수 있으며, 성남역에선 같은 날 개통하는 경강선(판교~여주)으로 환승이 가능하다. 구성역에선 분당선이 연결되고, 동탄역은 SRT 이용이 가능하다.
요금은 성인기준으로 수서~동탄 구간이 편도에 4450원으로 정해졌다. 수서~성남은 3450원, 성남~동탄은 3950원 등이다. 기본요금 3,200원에 5km마다 거리요금 250원(10km 초과 시)이 추가되는 구조다. 서울과 경기도 광역버스 요금이 2800~3000원인 걸 고려하면 50%가량 더 비싼 셈이다. 하지만 동일 구간을 자가용이나 버스로 이동할 때보다 소요시간이 훨씬 단축될 수 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수서~동탄 구간을 달릴 GTX 차량(8량 1편성)은 최대 시속 180㎞에 표정속도(역 정차시간을 포함한 평균 운행속도)가 시속 100㎞로 일반 지하철보다 2~3배가량 빠르다. 실제로 종합시운전 기간 동안 시속 170~180㎞대의 속도를 입증하기도 했다. GTX 열차를 타면 동탄에서 수서까지 2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반면 같은 구간을 승용차로 이동하면 45분, 버스는 75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GTX를 타고 다른 지하철이나 버스로 갈아탈 경우 환승할인이 적용된다. 또 5월부터 정부가 시행하는 'K-패스’를 활용하면 일반은 이용요금의 20%, 청년(만 19~34세) 30%, 저소득층(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은 53.3%의 적립금을 다음 달에 환급받을 수 있어 교통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K-패스는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최대 60회까지 지출금액의 일정 비율을 돌려주는 제도다. 이를 적용하면 청년은 실제로 편도에 3110원만 부담하는 셈이 된다.
또 어린이(6~12세)는 50%, 청소년(13~18세)은 10%, 경로(65세 이상)는 30%, 장애인과 유공자는 50% 요금이 할인된다. 다만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기존에 카드사나 주민센터 등을 통해 발급받은 선·후불 교통카드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GTX 역에서는 다른 전철역과 동일하게 성인·어린이·청소년용 선불교통카드만 살 수 있다. GTX 1회권은 6월부터 각 역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GTX의 시간 단축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대한 합리적인 수준의 요금과 환승 체계 등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향후 이용 중 발생할 수 있는 불편사항 등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운정~동탄을 잇는 A노선 중 수서~동탄 구간은 동탄신도시의 핵심교통대책으로 주민들이 낸 광역교통분담금 등 재정을 투입해 먼저 공사를 시작했다. 2015년 국토부가 기본계획을 발표할 당시 완공목표가 2021년이었으며 구간도 삼성~동탄이었다. 하지만 사업이 늦어지면서 완공이 미뤄졌고, 구간도 수서~동탄으로 줄었다.
A노선 중 민자로 건설 중인 운정~서울역 구간은 올해 말 개통하며 상당 기간 두 구간으로 나눠서 운영하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삼성역복합환승센터 건설사업(2028년 완공예정)이 지연돼 전 구간 운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무정차통과는 2026년께, 삼성역 정차는 2028년이 돼야 가능할 거란 관측이다.
1기 GTX 사업 중 B노선(송도~마석)은 최근 개통기념식을 가졌으며 2030년 완공이 목표다. 또 C노선(수원~덕정)은 올해 상반기 중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D·E·F 등 2기 GTX 사업도 최근 발표됐다. D노선은 김포·인천~팔당·원주를 잇는 더블 'Y' 자 형태로 건설되고, E노선은 인천공항~대장신도시~덕소를 연결하게 된다. 순환선으로 만들어지는 F노선은 전체 구간 중 교산~왕숙2지구를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