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포르노 사이트에 올라온 伊 여성 총리 영상에 10만 유로 소송

중앙일보

입력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47)가 딥페이크 음란 동영상 제작·유포자를 상대로 10만 유로(약 1억5000만원) 민사소송을 걸었다. 딥페이크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Fake)란 말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가짜 이미지·오디오·비디오 등을 말한다. 이런 AI 기술로 만들어낸 가짜 멜로니 총리의 모습이 음란 동영상에 덧입혀져 미국 포르노 사이트에 수개월 동안 게재돼 논란이 됐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안 총리가 지난 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안 총리가 지난 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안사통신은 19일(현지시간) 사르데냐섬 사사리 법원이 원고인 멜로니 총리에게 오는 7월 2일 재판 출석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멜로니 총리는 자기 얼굴을 합성해 딥페이크 음란 동영상을 제작·유포한 두 사람에 대해 10만 유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샤르데냐섬에 거주하는 남성 두 명은 각각 73세, 40세로 부자(父子)지간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40세 남성은 포르노 동영상을 편집하고, 특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음란 동영상 여배우의 몸에 멜로니 총리의 얼굴을 붙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동영상은 지난 몇 달 동안 미 포르노 사이트에 게시돼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수사관들은 포르노 사이트에 동영상을 게시한 사람들이 사용한 별명을 바탕으로 해당 동영상의 출처가 된 전화번호를 추적해 위조한 사람들을 찾아냈다고 안사통신이 전했다.

멜로니 총리는 변호인을 통해 "이런 유형의 피해를 본 모든 여성에게 고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소송에 나섰다"고 밝혔다. 승소 금액은 전부 폭력 피해 여성을 위한 내무부 기금에 기부할 예정이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2022년 9월 조기 총선에서 우파 연합(이탈리아형제들·동맹·전진이탈리아)이 승리하면서 이탈리아 첫 여성 총리가 됐다. 그는 자신이 2012년에 창당한 극우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의 대표였다. FdI는 이탈리아 파시즘의 창시자 베니토 무솔리니(1922~43년 집권)가 세운 국가파시스트당(PNF)의 후신 격이라, 멜로니에겐 '여자 무솔리니'라는 별명이 붙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