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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상자 구조하다 참변…고속도로 연쇄 추돌사고 비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7일 오후 7시 10분쯤 전남 담양군 대덕면 고창담양 고속도로 고창 방면 40km 지점에서 차량 4대가 연속으로 추돌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오후 7시 10분쯤 전남 담양군 대덕면 고창담양 고속도로 고창 방면 40km 지점에서 차량 4대가 연속으로 추돌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3명이 숨진 고창담양고속도로의 '연쇄 추돌사고'는 소방대와 경찰이 도착하기 전 운전자가 다른 부상자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전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사고로 숨진 SUV 운전자 A씨(48·남)는 다른 승용차의 부상자를 구출하던 중 함께 참변을 당했다.

당시 승용차는 고속도로 2차로를 달리던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가드레일과 중앙분리대를 잇달아 충돌한 뒤 1차로에 멈춰 섰다. 뒤따라온 A씨의 SUV는 이 승용차와 부딪힌 뒤 1차로에 정차했고, 승용차는 사고 충격에 2차로까지 밀려난 상황이었다.

승용차에는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인 운전자 B씨(37·여)와 그의 첫째(7)·둘째(6) 아들이 타고 있었다. SUV에서 내린 A씨와 현장을 지나던 다른 차량의 운전자들은 휴대전화 불빛을 비추며 B씨 등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119구조대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고속도로 주행 차로에 멈춘 차량 내 부상자들을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그 순간 1차로와 2차로를 각각 달리던 관광버스들이 앞선 사고로 멈춰 서있던 SUV와 승용차를 피하지 못하고 덮치면서 사고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A씨, B씨와 둘째 아들 등 3명이 숨졌다.

B씨의 첫째 아들, 관광버스 탑승객 4명 등 부상자도 총 5명 발생했다. 이들은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SUV 운전자 A씨와 함께 구조작업에 나섰던 다른 차량의 운전자들은 가까스로 사고를 피했다.

승용차가 고속도로 가드레일과 충돌한 시점부터 3명이 한꺼번에 숨진 3차 사고로 이어지기까지 불과 6분이 흘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가 난 지점은 곡선 구간이었고, 날이 저물면서 주변이 어두웠다.

이번 사고는 17일 오후 7시 10분쯤 전남 담양군 대덕면 고창담양 고속도로 고창 방면 40km 지점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사망 사고를 낸 관광버스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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