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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러 대선, 선거 흉내내기 정당성 없어” 미 “공정하지 않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통령 선거 예비 개표 결과가 나온 가운데 관계자들이 화면 앞에 서 있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CEC)는 푸틴 대통령이 4명의 후보 중 가장 높은 득표율로 선두에 올랐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통령 선거 예비 개표 결과가 나온 가운데 관계자들이 화면 앞에 서 있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CEC)는 푸틴 대통령이 4명의 후보 중 가장 높은 득표율로 선두에 올랐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독재자가 또 다른 선거를 흉내 내고 있다”고 의미를 깎아내렸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 러시아 대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5선을 사실상 확정하며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다. 2000·2004·2012·2018년에 이어 대선에서 또다시 승리한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6년간 집권 5기를 열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으로 2030년에 열리는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 사람은 권력에 병들었고 종신 집권을 위해 멈추지 않을 것임을 전 세계가 안다”고 푸틴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저지른 모든 일은 범죄”라며 “러시아 살인마들이 푸틴의 영원한 통치를 보장하려 이 전쟁에서 저지른 모든 일에는 마땅한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선거 흉내 내기에는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며 “이 사람은 종국에 헤이그(국제재판소) 피고인석에 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방 주요국도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실시되는 러시아 대선에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역에서 대선을 진행할 것을 강력히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 대선에 대해 “정적을 수감하고 다른 사람들이 출마하지 못하게 한 방식을 고려하면 이 선거는 분명히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불법으로 선거를 치름으로써 러시아는 평화로의 길을 찾는 데 관심이 없음을 보여줬다”며 “영국은 우크라이나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 인도주의적·경제적·군사적 도움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외무부도 엑스에 “러시아의 가짜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며 “푸틴의 집권은 독재적이며 그는 검열과 탄압, 폭력에 의존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점령지역에서의 ‘선거’는 무효이며 또 하나의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한 상황이다.

선관위는 개표가 40% 진행된 상태에서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이 87.634%로 선두라고 밝혔다. 또 모스크바 시각 오후 6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74.2%라고 설명했다.

최종 개표 결과에서도 80%대 득표율이 나올 경우 이는 러시아 대선 역대 최고 득표율 기록이 된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8년 푸틴 대통령이 기록한 76.7%다.

종신집권에 나서는 차르의 ‘대관식’ 성격을 가질 푸틴 대통령의 생애 다섯 번째 취임식은 5월 7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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