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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50만원이라더니" 번호이동지원금 실망한 소비자...더 오를 수 있나?

중앙일보

입력

“5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더니 최대 13만원이더라. 번호 이동을 고민했는데 인터넷과 가족 결합 등 할인 혜택을 고려해 기존 통신사를 계속 쓰려고 한다” (50대 윤모씨)

이동통신 3사가 16일부터 번호 이동 고객을 대상으로 전환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정부가 예고한 ’최대 50만원’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나온다. 통신3사는 이제 막 경쟁이 시작된 만큼 일단은 지켜봐달라는 입장이다.

휴대전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50만원까지 '합법적으로' 줄 수 있게 된 첫날인 14일 오후 서울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휴대전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50만원까지 '합법적으로' 줄 수 있게 된 첫날인 14일 오후 서울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무슨 일이야  

17일 기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으로 3만~13만원을 책정했다. 지급 금액 기준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가장 많이 책정한 곳은 KT다. 3사 중 유일하게 갤럭시 S24 단말기를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KT는 단말기 10종에 5만~13만원을 지원한다. 월 9만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하면 갤럭시 S24시리즈를 구매할 때 5만~8만원의 전환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갤럭시Z플립5·폴드5 등에 대해 요금제에 따라 최대 12만원을 책정했다. LG유플러스는 아이폰15프로 등 4종에 대해 3만~10만원을 지원한다.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지급은 지난 13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단말기유통법 시행령을 개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날 방통위는 “이동통신사업자를 변경하는 경우 현행 공시지원금, 추가지원금에 더해 전환지원금을 별도로 최대 50만원까지 받을 수 있게 돼 국민들의 선호도가 높은 최신 단말기 구입부담이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무슨 의미야  

통신3사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규모 공개를 앞둔 지난 15일 갤럭시S24시리즈 등 단말기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10만원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유통업체가 지원하는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과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더하면 소비자가 받는 혜택은 과거보다 분명 늘었다.하지만 최대 50만원 상한선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없던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이 추가됐고, 15일 공시지원금도 3사가 올려가며 정부 정책에 발을 맞추고 있다”며 “시장 반응에 따라 적용 단말기와 지원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통신사 상황은

급작스런 정책 시행에 통신사들도 어려움은 있다. 전환지원금 처리 전산 시스템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이 필요한데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이 시행됐다는 것이다. 서울 서대문구 한 통신 대리점 관계자는 “현장에선 전환지원금 대상 모집과 처리를 모두 수기로 하고 있다”며 “번호 이동 고객이 늘어날 경우 업무에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인공지능(AI) 관련 사업과 새로운 먹거리 개척이 필요한 통신사들이 과거처럼 점유율을 위한 출혈 경쟁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장 반응에 따라 통신사들이 지원금을 올릴 가능성이 크지만, 신규 사업 투자 비용 등을 고려할 때 과거처럼 출혈 경쟁을 유발하는 비용을 쓰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도하는 알뜰폰   

알뜰폰 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통신 3사가 과도한 지원금을 투입할 경우 경쟁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준으로 알뜰폰 업계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상황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통신비 인하를 강조하는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와 경쟁 촉진에 보다 큰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갤럭시 S24, 전환지원금 VS 선택 약정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시행으로 선택약정과 격차는 많이 줄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선택약정(월 25% 요금 할인)이 더 저렴할 가능성이 크다.

갤럭시S24에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책정한 KT의 요금제를 비교해보면 공시지원금과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선택할 경우 50만원에 살수 있다. 115만5000원의 갤럭시S24를 최대 65만5000원(공시지원금 50만원+전환지원금 8만원+추가지원금 7만5000원) 할인받을 수 있어서다. 다만 통신비는 월 13만원씩 24개월간 납부해야한다. 반면, 선택약정을 택한 경우 단말기는 115만5000원에 사지만, 통신비는 매월 3만2500원(13만원의 25%) 할인받아 24개월간 총 78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갤럭시S24를 구매해 2년간 사용할 경우, 선택약정을 받는 것이 12만5000원 더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