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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에선 한∙일 대립 없다…한국서 또 드라마 쓴 9000억 사나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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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웃는 오타니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대 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회를 마무리한 뒤 더그아웃에서 활짝 웃고 있다. 2024.3.17   m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활짝 웃는 오타니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대 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회를 마무리한 뒤 더그아웃에서 활짝 웃고 있다. 2024.3.17 m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내 야구팬들이 손꼽아 기다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가 마침내 막을 올렸다. 140년 전통을 자랑하는 LA 다저스 그리고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단이 내한한 가운데 17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개막전(20~21일)이 포함된 이번 월드투어는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메이저리그 공식 경기로 관심을 끌었다. 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방한은 물론 샌디에이고 김하성과 고우석 등 KBO리그 출신 빅리거들의 금의환향으로 야구팬을 설레게 했다.

(인천공항=뉴스1) 김도우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출전하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부인 다나카 마미코와 함께 입국하고 있다. 2024.3.15/뉴스1

(인천공항=뉴스1) 김도우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출전하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부인 다나카 마미코와 함께 입국하고 있다. 2024.3.15/뉴스1

◆서울시리즈를 드라마로 만든 오타니
그러나 이번 서울시리즈의 아이콘은 누가 뭐라 해도 단연 오타니였다. 당초 월드투어가 확정된 지난해 7월만 하더라도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소속이었다. 그런데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다액인 10년 7억달러(약 924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서울시리즈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으로 향하는 여정은 더욱 드라마틱했다. 오타니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결혼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열애조차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인 아내(다나카 마미코)와의 혼인을 발표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바로 다음날 공식 기자회견에선 “만난 지는 3~4년 됐고, 약혼은 지난해 했다. 아내와 미래를 그릴 수 있어서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미국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경기 2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있다. 2024.3.17/뉴스1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미국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경기 2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있다. 2024.3.17/뉴스1

오타니는 결혼 사실을 발표한 뒤에도 아내의 신상은 철저히 감췄지만, 한국행 전세기를 타기 직전인 15일 아내와 찍은 사진을 올려 다시 시선을 끌었다.

이러한 오타니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는 결과적으로 서울시리즈의 흥행으로 직결됐다. 국내외 언론은 오타니와 아내의 일거수일투족을 쫓았고, 팬들은 어떻게든 오타니가 나오는 서울시리즈를 관전하기 위해 예매 전쟁을 치렀다.

◆동서양 막론하는 오타니 센세이셔널
오타니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2년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서울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일본 청소년 국가대표 자격으로 처음 방한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재능이 뛰어난 유망주 정도로 여겨졌지만, 12년이 지난 지금은 ‘투타 이도류’ 활약을 앞세워 메이저리그를 상징하는 스타의 자격으로 다시 한국땅을 밟았다.

아내와 함께 내한한 오타니는 16일 고척돔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리즈 출전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한국은 가장 좋아하는 나라다. 아내와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해 국내 취재진의 환심을 샀다. 보통의 일본 선수라면 양국의 대립 관계가 부각되지만, 오타니만큼은 예외였다.

한국팬들 향해 손 흔드는 오타니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대 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그라운드로 나서 한국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4.3.17   m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한국팬들 향해 손 흔드는 오타니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대 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그라운드로 나서 한국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4.3.17 m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오타니를 향한 관심은 미국과 일본 취재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음날인 17일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평가전을 앞두고 대다수 외신 기자들은 3루 벤치 앞에서 장사진을 이뤘다. 혹여 오타니가 그라운드로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1시간 정도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오타니는 이날 실내 타격훈련만 한다는 공지가 있었음에도 이들은 철수 명령이 내려질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오타니의 타고난 스타성은 서울시리즈를 함께하는 주변인들의 입으로도 재확인됐다. 다저스를 이끄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예로 들며 “오타니가 조던 수준의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던처럼 훌륭한 유산을 남길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또, 과거 오타니와 에인절스에서 함께 뛰었던 앤서니 렌던이 오타니를 비틀스와 비교한 대목을 놓고, 다저스 외야수 제임스 아웃먼은 “현재 오타니 열풍은 엘비스 프레슬리와 견줄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동서양을 막론하는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오타니. 일본이 낳고 미국이 기르고 있는 야구의 아이콘이 만화 속 주인공이 아닌 현실 속 인물이라는 사실을, 이번 서울시리즈가 새삼스럽게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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