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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출신 與후보 9명 "이종섭, 자진 귀국해 수사 받아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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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운경 국민의힘 마포을 예비후보가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시민들에게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함운경 국민의힘 마포을 예비후보가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시민들에게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운동권 출신으로 운동권 청산을 내세우며 국민의힘 소속으로 4·10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16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자진귀국해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총선 후보 모임인 '체인저벨트' 소속 함운경(서울 마포을)·최원식(인천 계양갑)·오경훈(서울 양천을) 후보 등 9명은 이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법치주의를 중시하는 대한민국 품격과 관련된 일이다.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국가 운영 원칙에도 어긋난다"면서 이런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종섭 대사는 해병대원 사망사건의 핵심 피의자"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의해 피고발인 조사를 받고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려진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출국금지 해제 및 대사 부임이 강행된 점에 대해 적지 않은 국민이 우려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대사는 지체 없이 자진 귀국해 공수처 수사에 응해야 한다"며 "대통령실과 행정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끔 이 사안을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당 지도부는 평소의 철학과 소신대로 '법 앞에는 누구도 예외 없이 평등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함으로써 이번 사태를 지금의 어려운 선거 국면을 반전시키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인저벨트'는 이른바 탈(脫)민주당 인사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총선 후보 모임이다. '운동권 청산'과 '반(反)이재명'을 기치로 삼고 있다. 이들은 "우리는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을 두루 경험하며 합리적이고 유연한 균형감각을 체득해왔다"고 강조했다.

함운경·최원식·오경훈 후보 외에 한때 민주당에 몸담았던 김윤식(경기 시흥을)·조광한(남양주병)·임재훈(안양 동안갑)·이현웅(부평을)·유종필(관악갑)·김윤(광주 서구을) 후보가 체인저벨트에 소속돼있다.

앞서 대통령실은 15일 이종섭 주(駐)호주대사 임명이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대사를 빼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말이 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홈페이지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코너를 통해 "이 대사는 외교관으로서 공개된 무대에서 활동하게 되므로 수사 회피 내지 도피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가 이 대사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 이 대사가 자진해서 공수처를 찾아 진술했음에도 출국금지 유지 의견을 낸 것은 수사권 남용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사가 출국 전 공수처가 요청하면 언제든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이미 표명했다"며 "출국금지는 법원 영장 없이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로서 수사에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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