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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에 설명, 안보실장 반박…이종섭 논란 총력대응 나선 용산

중앙일보

입력

이종섭 주호주대사 임명 논란이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국방부 장관 재직 당시 업무보고 브리핑을 하던 이 대사의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종섭 주호주대사 임명 논란이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국방부 장관 재직 당시 업무보고 브리핑을 하던 이 대사의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종섭 주호주 대사 임명에 대한 야당의 공세에 대통령실이 “정치 공작이 의심된다”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14일엔 이례적으로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국가안보실장이 SBS에 출연해 “공수처가 (이 대사를) 조사도 하지 않으면서 출국금지를 연장한 건 기본권 침해이자 수사권 남용”이라고 공수처를 비판했고, 15일엔 홈페이지에 장문의 반박자료를 올렸다.

대통령실은 15일 '이종섭 호주대사 빼돌리기 주장은 어불성설, 공수처의 부당한 출국금지와 수사 비밀 유출이 문제'라는 제목의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채 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 대사가 해외로 도피했다”는 야당 주장엔 6가지 이유를 들며 반박했다. 공수처에 대해선 “수사 상황이 계속 언론에 유출되고 있다면, 철저한 수사로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9월 민주당이 이 대사를 고발한 뒤 공수처가 6개월간 조사를 하지 않은 점에 대해 “출국금지를 했으면 최대한 신속하게 조사하고 결론을 내야 했지만, 공수처는 두 차례나 출국금지 조치를 연장하고, 그 이후에도 이 대사를 소환하지 않는 등 어떠한 적극적인 수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재외공관장은 일정이 모두 공개된다”며 “수사를 피해 숨는다는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현행 공수처법상 대통령실이 공수처 사무에 관여할 수 없음을 강조하며 “대통령실이 이 대사의 출국금지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그게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이 대사 임명의 배경으로는 “호주는 방산 분야에서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새롭게 떠오르는 우방국”이라고 설명했다.

14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한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사진 SBS 캡처

14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한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사진 SBS 캡처

대통령실은 지난 4일 이 대사가 임명된 직후 공수처가 출국금지 사실을 특정 언론에 흘리며 수사 지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의심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수처가 의도적으로 수사 기밀을 흘리고 있다면 민주주의를 흔드는 선거 개입”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을 비롯한 여권의 총력 대응을 두고 정치권에선 "당정 갈등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수도권 등 격전지에 출마한 여당 의원을 중심으로 이 대사 임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CBS라디오에서 “임명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안타깝다”고 했고, 대전 유성을에 출마한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은 다음날 MBC라디오에 나와 “임명 철회가 마땅하다”고 했다.

이에 용산 참모들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에 관련 사안을 자세히 설명하며 “야당의 도피 주장은 억지”라는 공감대를 끌어냈다고 한다. 한 위원장이 14일 경남 김해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사) 본인이 수사를 거부하는 문제는 아니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부르면 조사받을 것”이라고 밝힌 배경이다. 비판적 목소리를 낸 의원과도 일일이 접촉하며 공수처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등 설득에 나선 상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당정갈등은 모두가 공멸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기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서 국민포장을 받은 박자연(81) 할머니와 인사하고 있다.   박 할머니는 평생 모은 재산 11여 억원(토지, 건물, 미술품)을 기부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교육 기회를 제공한 점 등을 인정받아 이날 국민포장을 받았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기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서 국민포장을 받은 박자연(81) 할머니와 인사하고 있다. 박 할머니는 평생 모은 재산 11여 억원(토지, 건물, 미술품)을 기부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교육 기회를 제공한 점 등을 인정받아 이날 국민포장을 받았다. 사진 대통령실

◇尹 ‘필리핀 슈바이처’ 故박병출 원장 등에 국민훈장=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13기 국민추천포상 대상자들에게 국민훈장을 수여했다. 필리핀에서 30년 넘게 의료 봉사활동을 하다 세상을 떠난 ‘필리핀의 슈바이처’ 고(故) 박병출 원장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100억원 상당의 토지를 기증한 고 곽성현 전 한국링컨협회 이사장에게는 국민훈장 석류장이 추서됐다. 윤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를 더 촘촘하고 더 두텁게 챙기고, 더 많은 나눔이 실천될 수 있도록 고쳐야 할 제도와 관행을 과감하게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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