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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낙마 빈자리 누구…차점자 박용진? 또 친명횡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이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한 서울 강북을에 누구를 공천할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당의 교섭단체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김성룡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당의 교섭단체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김성룡 기자

민주당은 앞서 서울 강북을에서 경선 승리한 정 전 의원의 공천을 14일 밤 취소하고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공천이 확정된 후 과거 유튜브에서 목함 지뢰 피해 군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정 전 의원이 “당사자에게 사과했다”고 했으나, 당사자인 하재헌 예비역 중사와 김정원 육군 상사가 이를 부인하면서 거짓 사과 논란도 불거졌다.

당에선 정 전 의원 빈자리에 누구를 재추천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지난 11일 경선에서 탈락한 박용진 의원의 공천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친(親)이재명계 지도부에선 “해당 지역구는 당헌ㆍ당규상 전략공천 지역이 되므로 제3의 인물을 공천하게 될 것”이란 입장에 힘이 실린다. 박성준 대변인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선 과정에는 문제가 없고 결론이 났다. 해석의 여지없이 전략공천한다”고 말했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천 취소 시 전략공천은) 제3의 인물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당 안팎에선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 등 친명계 원외 인사의 공천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반증 사례도 있다. 앞서 서울 서대문갑 경선 후보로 선정됐던 성치훈 예비후보는 과거 행적이 문제가 돼 공천이 취소됐는데, 차점자인 김동아 변호사가 그 자리를 이어 받은 뒤 경선에서도 이겨 최종 후보가 됐다. 김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 사건 변호인이다. 21대 총선 때도 당시 부산 금정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을 확정지은 김경지 전 지역위원장이 개인 신상 문제로 낙마한 뒤 경선 차점자인 박무성 전 국제신문 사장이 공천을 받은 전례가 있다.

박용진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같은 사실을 들며 “형평에 맞게 판단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의원은 “4년 전 총선에서 부산 금정 후보 문제가 불거지자 차점자로 교체됐고, 이번 총선에선 서울 서대문갑에서 성 후보 자격이 박탈되고 차점자 김 변호사가 부활했다”며 “당규상 전략선거구 선정 심사 기준에 따르면 어떤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당에서도 “박 의원을 포함해 후보를 재추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박 의원은) 여전히 가지고 있는 카드다. 배제된 게 아니다”라며 “유권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사람을 후보로 내세운다는 기준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공천은 시스템, 개혁, 혁신 공천이지만 다 잘할 수는 없다”며 “잘못이 있다고 국민이 지적하면 고쳐야 민주당이다. 감동의 정치가 필요한 지금”이라고 썼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의원 공천 여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기 때문에 이 대표로서도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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