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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영상 유포' 황의조 형수…1심 “뒤늦은 자백” 3년 실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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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해 6월 부산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페루의 경기에서의 황의조.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해 6월 부산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페루의 경기에서의 황의조. 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 출신 황의조(32·알라니아스포르) 선수의 사생활 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형수가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박준석)는 14일 황씨의 전 연인을 사칭해 불법촬영 영상을 유포하고, 황씨가 고소하자 이를 취소해달라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형수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함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국가대표 선수로 성 관련 사진 유포시 특성상 무분별하게 사진·영상물이 퍼질 것을 알았음에도 협박을 하고, 끝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해 광범위하게 유포되게 했다”며 “그 죄질이 상당히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당기간 범행을 부인하고 수사단계에서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등 조사를 방해했으며,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다만 뒤늦게 자백하고 그간의 전과가 없는 점, 황씨와 합의 후 피해자에게 선처를 구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열린 결심에서 A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이 함께 쓰고 있는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전경.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이 함께 쓰고 있는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전경. 연합뉴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황씨의 전 연인을 사칭해 불법촬영 영상을 유포하고, 황씨가 고소하자 이를 취소해달라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황씨는 영상이 유포되자 A씨를 고소했는데, 수사 과정에서 A씨의 신상이 특정됐다. A씨는 그간 황씨의 매니저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당초 수사 과정부터 재판 초기까지 인터넷 공유기 및 SNS 계정 해킹 가능성을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혐의를 인정한다며 입장을 바꾸고, 재판부에 자필 반성문을 제출했다. 이 반성문에는 “형 부부의 헌신을 인정하지 않은 시동생(황의조)을 혼내주고, 다시 우리에게 의지하도록 만들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 측은 선고를 하루 앞둔 전날(13일) 법원에 2000만원의 형사공탁도 했다. 공탁은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피고인이 피해 회복 차원에서 법원에 돈을 대신 맡겨 놓는 제도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불법촬영 및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황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촬영 사실은 인정했으나 상대 동의 하에 촬영해 불법은 아니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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