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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주담대 늘고 신용대출 줄어…금융권 가계대출 11개월만 감소

중앙일보

입력

13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한 시민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13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한 시민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지난달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11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21년 2월 1000조원을 넘어선 지 3년 만이다. 다만 신용대출과 제2금융권 주담대 등이 큰 폭 줄어들면서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0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2조원 늘어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주담대가 4조7000억원 늘어 전월(+4조9000억원)에 이어 12개월 연속 오름세다. 지난해 연말 들어 나타난 대출금리 하락세 등이 대출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담대 증가 폭을 2월 기준으로만 보면 2020년(+7조8000억원)과 2021년(+6조5000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크다. 다만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주담대 증가 폭이 매월 축소되고 있는 것에 주목하며, 증가세가 둔화 흐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원지환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2월의 경우 아파트 입주물량이 축소되고 영업일이 줄어든 영향 등으로 증가 규모가 소폭 축소됐다”며 “신생아 특례대출이 1월 말부터 시행되긴 했지만 기존 대출을 갈아타는 비중이 높아 전체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기엔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주택 경기 조정 흐름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주담대 증가 폭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택 경기 부진은 제2금융권(상호금융·보험·저축은행·여전사) 주담대 감소폭에서도 드러난다. 이날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제2금융권 주담대는 1조원 줄었는데, 전월(-8000억원)에 비해 감소 폭을 키웠다. 원 차장은 “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이 한동안 지속되자, 관련 대출이 많은 제2금융권이 자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을 타이트하게 취급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은행권과 제2금융권에서 모두 2조7000억원씩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명절 상여금 등이 대출 상환에 쓰이면서 대출 잔액이 줄어들면서다. 1월 기타대출 감소 폭(은행권 –1조5000억원, 제2금융권 –1조7000억원) 보다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소폭 축소된 가운데 기타대출이 줄어들자,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1조8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기타대출이 설 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줄어든 영향이 크고 은행권 자체 주담대는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주택시장과 금리여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한 달 사이 8조원 늘어나 126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3조3000억원)과 중소기업(+4조7000억원)에서 고루 늘었다. 원지환 차장은 원 차장은 "대기업 대출은 운전자금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졌고,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은행의 관련 대출 확대 전략과 명절 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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