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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회견 왜 안 끊었죠" 대통령 앞 참모 꾸짖은 질 여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질 바이든 여사가 자신의 남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소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질 바이든 여사가 자신의 남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소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72) 여사가 대부분의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며 참모들에게 대통령과 비슷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뉴욕타임스(NYT) 백악관 출입기자가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과 멜라니아 트럼프, 질 바이든 등 영부인 3명을 조명한 책 『아메리칸 우먼』을 펴낸 NYT 기자 케이티 로저스는 최근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여사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의 게이트키퍼(gatekeeper)”라고 평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측근 그룹에 대한 영향력은 대통령과 영부인이 서로 비슷하다고 전했다. 로저스는 “영부인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확실히 알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과 다년간 함께했던 몇몇 참모들을 데리고 있다”며 “참모들은 충성심이 최고 가치임을 알고 있으며, 그것을 어겼을 때 바이든 부부, 특히 영부인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고 말했다.

지난달 NYT 기사에서 로저스는 바이든 여사가 바이든 대통령의 공보팀을 포함한 다른 고위급 참모 인선에 직접 관여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하는 대부분의 정치 관련 회의에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든 여사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통령이 있는 자리일지라도 참모들에게 이를 지적한다고 전했다.

로저스는 대표적 사례로 지난 2022년 1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언급했다. 이때 바이든 대통령은 2시간 가까이 이어진 회견에서 여러 차례 사실관계에 오류가 있는 발언을 했다. 회견 후 대통령과 참모들이 백악관에 모이자 바이든 여사가 나타나 “회견을 끝내야 했던 사람은 어디에 있었나”며 따져 물었고 참모들은 바이든 여사에게 사과했다고 한다.

로저스는 “바이든 여사가 뽑은 사람 중 일부는 이스트윙(백악관 내 영부인 집무실이 있는 건물)을 강도 높은 근무 환경 속의 안전한 피난처로 여길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그녀가 고용한 사람을 누구도 감히 해고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썼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 부인과 딸을 교통사고로 잃은 지 3년 후인 1975년 바이든 여사와 결혼했다. 바이든 여사는 고교 교사, 영작문 교수 등으로 일하면서 남편의 정치에 대한 조력자 역할을 병행했다.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일 때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2년제 대학) 교수로 일했는데, 역대 현역 퍼스트레이디나 세컨드레이디(대통령 부인)가 돈을 받는 직업을 가진 건 이때가 최초였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모델이자 디자이너 출신으로, 영부인 시절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펼치지 않고 대통령 곁을 지키는 ‘그림자 내조’를 해왔다. 공식 일정에 잘 참여하지 않아 ‘그림자 영부인’으로 불린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 일정이나 선거 유세에도 등장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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