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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디플레와 싸우는 중국…6개월 만에 물가 반짝 반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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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춘제(春節·중국 설)’ 효과에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6개월 만에 반등했다.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미국·한국 등과 달리 ‘나 홀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걱정이 큰 중국으로선 경기에 숨통이 트인 셈이다. 하지만 부동산 침체 등 불안 요소가 여전해 경제 회복이 본격화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0.7% 올랐다. 전월 대비로는 1% 상승했다. 이는 각 0.3%(전년 대비), 0.7%(전월 대비)였던 로이터통신 전망치를 훌쩍 넘긴 수치다. 중국 소비자물가가 오른 건 지난해 8월(0.1%) 이후 6개월 만이다. 상승 폭은 지난해 3월(0.7%) 이후 최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춘제 연휴 당시 야채·돼지고기 등 식료품, 여행 관련 비용이 상승한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경기 부진 ‘경고등’이 켜졌던 중국으로선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1월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0.8% 하락하면서 14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는데, 불과 한 달 만에 한숨을 돌린 셈이다. 내수뿐 아니라 수출도 개선 조짐이 나타났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 1~2월 수출액이 1년 전보다 7.1% 늘면서 시장 전망치(1.9%)를 크게 웃돌았다. 수출 증가세도 넉 달째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도 경기 부양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달엔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최근 진행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선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5% 안팎, 물가 상승률은 3% 안팎으로 제시했다.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은 이전과 달리 ‘바오우’(保五·성장률 5% 유지)로 대표되는 성장에 무게를 실을 전망이다.

전보희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부양책은 중국 경기 회복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부동산 침체 장기화, 외국 기업의 탈중국 심화, 높은 청년 실업률 등은 올해 가장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가 반등했으나, 당장 경기 침체를 벗어난 신호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중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산업활동 둔화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 2.7% 하락했다. 로이터통신 전망치(-2.5%)보다 저조한 수치다. 왕샤오핑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장(고용노동부 장관 역할)도 9일 기자회견에서 청년 등 전반적인 고용 압박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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