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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의혹’ 이종섭 호주 출국…출국금지 해제 이틀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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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종섭

이종섭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와 관련해 외압 행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종섭(사진) 주호주 대사 내정자(전 국방부 장관)가 10일 호주로 출국했다. 출국 금지 조치가 해제된 지 이틀만이자, 임명 후 6일 만의 출국이다.

외교가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이날 저녁 인천국제공항에서 호주 브리즈번행 항공편에 탑승했다. 그는 호주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받았고, 외교관 여권도 발급받은 만큼 조만간 업무를 시작할 전망이다.

지난 4일 호주대사로 임명된 이 내정자는 국방장관이던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겠다는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됐고, 공수처는 그를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입건했다. 이와 관련해 수사가 마무리돼 기소 여부가 결정되기도 전에 그를 대사로 임명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임명 당시 공수처가 지난 1월 출국 금지를 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 했다. 결국 이 내정자는 법무부에 이의를 제기했고, 지난 7일 공수처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법무부는 이튿날인 지난 8일 출국 금지를 해제했다.

출국을 위해 한 차례 대면 조사라는 구색만 맞춘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만약 이 내정자가 대사 재임 중 추가 조사가 필요하거나 기소될 경우 귀국해야 할 상황이 생겨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인천공항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중대 범죄 혐의를 받는 이 전 장관을 외교관 신분으로 해외로 도피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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