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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43.9%, 파 50.5%↑…3월도 과·채 물가 ‘비상등’ 켜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손님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손님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에 이어 3월에도 과일·채소류 물가가 고공 행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먹거리 물가 급등이 자칫 내수 침체를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펴낸 ‘농업관측 3월호’ 보고서는 “3월에도 과일·채소 물가가 크게 오른다”로 요약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달 딸기 도매가격이 2만2000원(2㎏), 참외 도매가격이 8만5000원(10㎏)으로 각각 1년 전보다 각각 17.7%, 5.1% 오를 전망이다. 평년(3개년 평균)가격과 비교해 각각 33.1%, 20.9% 높은 수준이다. 딸기·참외는 당장 ‘금(金) 사과’ ‘금 배’를 대체할 수 있는 과일인 만큼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이다.

채소도 마찬가지다. 농경연은 이달 토마토 도매가격이 2만3000원(5㎏)으로 1년 전보다 43.9% 상승한다고 관측했다. 평년 대비 51.8% 폭등할 전망이다. 대파 도매가격은 2950원(1㎏), 배추는 9500원(10㎏), 애호박은 3만9000원(20개)으로 같은 기간 각각 50.5%, 36.8%, 29.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3월 과일·채소 물가에 비상등이 켜진 만큼 올해 물가 상승률 정부 목표치(2%대) 달성도 부담이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과일(신선 과실) 물가는 1년 전보다 41.2% 폭등했다.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사과(71.0%)·배(61.1%)는 물론이고 대체재로 뜬 귤도 78.1% 올랐다. 채소는 같은 기간 12.3% 상승했다.

농산물 물가가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 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률(3.1%)의 0.80%포인트를 농산물 물가가 끌어 올렸을 정도다. ‘애그플레이션(agriculture+inflation, 농산물 가격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사과·배는 햇과일을 출하하기 전까지 가격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과·배를 콕 짚어 말했지만 다른 과일·채소 상승세도 만만치 않은 만큼, 최소 추석 전후까지 상승세를 잡기 어렵다는 뜻이다.

자주 사고, 씀씀이를 줄이기 어려운 데다 눈에 잘 띄는 과일·채소 물가가 고공 행진할 수록 소비 심리가 더 위축할 수 있다. 가뜩이나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내수에 부정적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1인 이상 가구의 식료품·비주류 음료 실질 지출(물가 영향 배제)은 1년 전보다 3.9% 줄었다. 특히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실질 지출이 7.7% 줄어, 4.5% 줄인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와 대비됐다. 먹거리 물가 상승이 저소득층에게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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