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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뜨겁게 달군 페퍼저축은행 야스민과 박사랑의 케미

중앙일보

입력

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흥국생명전에서 승리한 뒤 하트를 만들어보인 박사랑(왼쪽)과 야스민. 광주=김효경 기자

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흥국생명전에서 승리한 뒤 하트를 만들어보인 박사랑(왼쪽)과 야스민. 광주=김효경 기자

페퍼저축은행 야스민과 박사랑의 찰떡 호흡이 페퍼스타디움을 뜨겁게 만들었다. 정규시즌 1위를 노리던 흥국생명과의 대결에서 안정된 토스와 공격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페퍼저축은행은 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18-25, 25-22, 25-23, 25-14)로 이겼다.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홈에서 두 번째 승리이자 흥국생명전 첫 승리를 거두며 시즌 4승(30패·승점 14)을 따냈다. 갈 길 바쁜 흥국생명(26승 8패·승점 73)은 현대건설(24승 9패·승점 74)에 승점 1점 뒤진 2위에 머물렀다.

야스민은 이날 경기에서 양팀 통틀어 최다인 38득점을 올렸다. 고비 때마다 시원한 공격으로 흥국생명 코트를 맹폭했다. 그 뒤에는 세터 박사랑이 있었다. 야스민이 때리기 좋게 공을 올렸다. 야스민은 "연습 때도 세터와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연습했다. 하이볼, C퀵 사인을 잘 구분한 게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공격하는 페퍼저축은행 야스민 베다르트. 사진 한국배구연맹

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공격하는 페퍼저축은행 야스민 베다르트. 사진 한국배구연맹

야스민은 "이길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팀으로서 다른 모습을 보여줫다. 무서워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호흡이 굉장히 공격 때 좋았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부분인데 나와서 좋다. 사랑이가 잘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박사랑은 "순위가 높은 팀이라 포기할 수도 있는데 다 같이 끝까지 이겨보자는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 얼마 남지 않았는데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 좋다"고 말했다. 야스민과의 호흡이 돋보였던 박사랑은 "연습 때도 공 높이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타이밍이 좋았고, 야스민 선수가 말을 많이 해줬"고 고마워했다. 야스민은 "2세트에서 접전을 했는데, 23-25로 따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경수 감독대행은 "사랑이가 첫 세트엔 흔들리는 면이 있었다. 중반부터는 안정적으로 토스를 해줬다. 저희가 최근에 바꾼 건 공격수에게 좋은 토스를 해주자고 변화를 줬다. 조금 느리더라도 공격수가 때리기 좋은 공을 주자고 했다"고 말했다.

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토스하는 페퍼저축은행 박사랑. 사진 한국배구연맹

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토스하는 페퍼저축은행 박사랑. 사진 한국배구연맹

박사랑은 선발로 나섰지만 1세트 중반 이고은과 교체됐다. 공격수와의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팀도 패했다. 하지만 2세트부터는 달라졌다. 박사랑은 "웜업존에서 블로킹, 토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준비했다"며 "1세트 때 안 된 부분을 2세트 때는 해보자고 했다. 차분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서 이어간 것 같다. 전위에서 블로킹이 조금 부족하다 생각해서 후위에선 공을 찾아가고 제대로 올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사랑은 페퍼저축은행 창단 멤버다. 2021~22시즌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힐 정도로 팀의 기대가 컸다. 세터로는 큰 키(1m77㎝)에다 운동 능력도 갖춰 김형실 감독이 중용할 뜻을 비쳤다. 그러나 전국체전에서 발목을 다쳐 11경기 교체 출전에 그쳤다. 2년차였던 지난 시즌도 주로 백업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올 시즌엔 출전비중이 높아졌고, 11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특히 이경수 대행이 맡은 뒤엔 계속해서 스타팅으로 나섰다.

박사랑은 "이번 시즌을 기회를 많이 얻고, 경기 뛰는 시간도 늘었다. 안될 때는 그걸 극복하고 과정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걸 찾으려 했다. 잘된 부분을 계속 유지하려고 했다"고 했다.

야스민은 현대건설에서도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 시즌 허리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쳤다. 페퍼 유니폼을 입고 V리그로 돌아온 그는 개막 전 "끝까지 잘 뛸 자신이 있다"고 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야스민은 "부상에서 복귀하고 코트에 서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시즌을 끝까지 치러내는 내 자신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야스민 '좋았어'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9일 광주 서구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페퍼저축은행 야스민이 이한비와 하이 파이브 하고 있다. 2024.2.29   iso6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야스민 '좋았어'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9일 광주 서구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페퍼저축은행 야스민이 이한비와 하이 파이브 하고 있다. 2024.2.29 iso6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야스민은 외국인 선수지만 리더십이 있다. 지난 4라운드에선 선수들을 불러모아 최선을 다하자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박사랑은 "야스민은 열정적이고, 배구 외적으로도 밝게 생활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준다. '다들 잘 하고 있는데 공을 무서워하거나 피할 때가 있다. 자신있게 하고, 다 같이 하자는 말을 많이 해준다"고 했다.

야스민은 쑥스러워하며 "배구 자체에 대한 열정에서 나오는 것 같다. 평상시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선수들을 모아서 말하는 건 우러나오는 걸 한다"며 문진희 통역에게 "동의해달라"고 귀엽게 물어보기도 했다.

야스민은 '박사랑은 어떤 사람인가'를 묻자 "사랑해 박사랑"이라며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비시즌에 합류했을 때 박사랑과 지금의 박사랑은 많이 달라졌고, 성장했다.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고, 장난도 많이 친다. 진짜 진짜 진짜 잘 한다"고 웃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정관장, 현대건설과 마지막 2경기를 치른다. 야스민은 "오늘 경기를 승리하면서 얻은 것들을 토대로 좋은 에너지로 연습 때부터 열심히. 그러면 좋은 결과로 보상 받지 않을까"라고 했다. 박사랑은 "어떤 팀을 만나든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하진 않았다. 상위 팀이라도 오늘처럼 하면 긍정적으로 하고 분위기 이어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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