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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격전지' 여야 피눈물 흘린다…'분당혈투' 포함 16곳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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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3% 격전지'가 승부처다.

3% 격전지란 4년 전 21대 총선에서 3% 포인트 이하 차이로 승부가 갈린 지역구(여야 2파전 기준)를 가리킨다. 이번 총선에서도 접전지라는 평가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180석,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103석을 얻어 77석이나 차이 났다. 하지만 지역구 총 득표율은 민주당 49.9%, 미래통합당 41.5%로 8.4%포인트에 불과했다. 특히 3%포인트 이하 격차의 지역구는 19곳이었다. 선거구 재편을 반영하면 3% 격전지는 이번 총선에서 18곳으로 분류되고, 이중 16곳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서울 2곳, 경기·인천 5곳, 충청 5곳, 부산·경남 4곳으로 정치권에서 하나같이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 경합 지역)로 거론되는 지역이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경기 분당갑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왼쪽부터),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 류호정 개혁신당 후보. 중앙포토

경기 분당갑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왼쪽부터),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 류호정 개혁신당 후보. 중앙포토

성남 분당갑은 21대 총선에서 김은혜(50.1%) 통합당 후보가 김병관(49.3%) 민주당 후보를 단 0.8%포인트 차로 눌렀다. 김 후보가 경기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치러진 2022년 6월 1일 보궐선거에서는 안철수(62.5%) 후보가 김병관(37.5%) 후보를 25.0%포인트 차이로 크게 꺾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이광재 민주당 후보, 류호정 개혁신당 후보까지 가세해 3파전 양상이다.

분당갑 의원이었던 김은혜 후보는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거쳐 분당을에 도전장을 냈다. 상대는 3선을 노리는 김병욱 민주당 후보다. 분당을 역시 4년 전 김병욱(47.9%) 후보가 김민수(45.1%) 통합당 후보를 2.8%포인트 차로 이겼던 접전지다.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민주당 의원과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민주당 의원과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고민정(50.3%) 민주당 후보가 오세훈(47.8%) 통합당 후보를 4년 전 2.5% 포인트 차이로 꺾었던 서울 광진을에선 고 후보가 재등판했다. 상대는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이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오 후보는 대표적인 오세훈계로 꼽힌다. 일각에선 이번 대결을 ‘오세훈 복수전’이라고 부른다. 광진을은 1996년 총선 이후 28년간 7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했지만, 최근 여당이 한강벨트에 공을 들이고 있어 접전이 예상된다.

3% 격전지 중 리턴 매치가 벌어지는 곳도 있다. 서울 용산은 21대 총선 당시 한강 이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통합당 후보가 당선된 곳이다. 권영세(47.8%) 후보가 강태웅(47.1%) 민주당 후보와의 접전 끝에 0.7%포인트 차로 이겼다. 용산이 특히 주목받는 것은 대통령실이 옮겨와서다. 국민의힘은 통일부 장관을 맡았던 권 후보를 단수 공천해 재투입했고, 민주당에서는 강 후보가 6일 경선에서 승리해 출마를 확정 지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지낸 정진석 후보와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 출신 박수현 민주당 후보가 재대결한다. 4년 전에는 정 후보(48.6%)가 박 후보(46.4%)에게 2.2%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

경남 양산을에서 맞붙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왼쪽)과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경남 양산을에서 맞붙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왼쪽)과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부산·경남에서는 중량감 있는 후보의 ‘헤비급 매치’가 치러진다. 경남 양산을은 전직 경남지사 대결이다. 김두관 민주당 후보는 3선을 노리고,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지역구가 재배치된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는 4선을 노린다. 21대 총선에서는 김두관 후보(49.0%)와 나동연(47.3%) 통합당 후보가 1.7%포인트 차 대결을 벌였다. 여권 관계자는 “경남 양산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위치한 지역이라 총선 결과에 정치권 이목이 쏠려있다”고 전했다.

3% 격전지 중 두 곳은 7일까지 대진표가 확정되지 않았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대전 중구에서는 박용갑 민주당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국민의힘에선 강영환·이은권·채원기 예비후보가 경합 중이다. 4년 전에는 황 의원(50.3%)이 이은권(48.2%) 후보를 2.1%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경기 평택갑은 한무경 국민의힘 후보가 출마를 확정한 가운데, 민주당 홍기원·임승근 후보가 11~13일 경선을 치른다. 4년 전 홍기원 후보(50.2%)와 공재광(47.4%) 통합당 후보의 2.8% 포인트 차 접전이 벌어졌다.

2파전이 아닌 3파전(윤상현·남영희·안상수) 승부였지만 4년 전 인천 동-미추홀을에서는 윤상현 무소속 후보가 남영희 민주당 후보를 단 171표 차이로 눌러 화제가 됐다. 0.1%포인트 격차였다.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한 윤 후보가 남 후보와 리턴 매치를 벌인다.

전재수 차 떼고, 유의동 포 떼고…'3% 격전지' 선거구 뒤섞였다

21대 총선의 3% 포인트 격차 격전지 중 4년 새 인구 약 8만명이 늘어난 경기 평택갑·을은 평택갑·을·병으로 지역구가 나뉘었다. 이중 평택 갑·병은 현역 의원에게 다소 불리한 구도로 재편됐다는 평가다.

4년 전 평택갑에서는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 포인트 차이로 승리했지만, 당시 3199표를 앞섰던 비전1동이 평택병으로 빠지면서 국민의힘이 해 볼 만한 지역구가 됐다. 비전1동을 빼면 4년 전 격차는 2.8%포인트에서 0.6%포인트로 줄어든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이 평택갑 후보로 확정됐고, 민주당은 홍 의원과 임승근 예비후보가 경선을 벌인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평택병은 평택지방법원과 시청, 평택역 등 도심을 중심으로 신설됐다. 4년 전 총선 결과를 평택병에 대입하면 국민의힘이 2.5%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지난 대선 기준으로는 민주당이 4.4%포인트 앞선다. 여권 관계자는 “4년 사이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젊은 인구가 늘어나 민주당에 다소 유리해졌다는 얘기가 있다”며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막상막하”라고 전했다.

평택병에는 4선을 노리는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언론특보인 김현정 후보가 리턴매치를 벌인다. 4년 전 두 사람은 평택을에서 승부를 벌였고 유 의원이 1.5%포인트 차로 이겼다. 유 의원은 평택역의 경부선 철도 지하화 공약을 내세웠고, 김 후보는 도농복합 지역인 평택시 특성을 겨냥한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유치를 공약했다.

부산 북갑에 출마한 전재수 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부산 북갑에 출마한 전재수 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4년 전 부산 북-강서갑에서 박민식 미래통합당 후보를 2.0%포인트 차이로 이겼던 재선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선거구 개편으로 쉽지 않은 승부를 벌이게 됐다. 북-강서갑·을은 인구 증가로 북갑, 북을, 강서구 3개 지역구로 재편됐다. 전 의원은 이중 부산 북갑에 출마해 5선의 서병수 의원과 맞붙는데, 4년 전 전 의원이 선전했던 만덕1동이 북을로 빠졌다. 만덕1동을 빼면 4년 전 격차는 2.0%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좁혀진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북갑에서 덕천동은 국민의힘이, 구포동과 만덕동은 민주당이 늘 강세였다”라며 “만덕1동이 빠지면서 살얼음판 승부가 벌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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