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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산재사망 첫 500명대…"건설업 위축 등 경기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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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2년차인 지난해 산업재해로 인한 사고사망자가 처음으로 500명대로 줄어들었다. 건설 경기 악화와 중대재해 예방책 시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598명으로, 전년(644명) 대비 7.1% 줄었다. 연간 사고사망자가 500명대로 내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건수로는 4.4% 줄어든 584건이 발생했다. 이번 통계는 산재 사망사고 중에서도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만을 집계한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구체적으로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에선 8.8% 줄어든 354명, 50인 이상 사업장에선 4.7% 줄어든 244명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은 11.1% 줄어든 303명, 제조업이 0.6% 줄어든 170명을 기록했다. 유형별로 떨어짐(-6.3%), 끼임(-40%), 깔림·뒤집힘(-2.3%) 등에서 감소한 반면, 부딪힘(25.4%)과 맞음(36.7%)에서 증가했다.

정부는 전반적으로 산업재해가 줄어든 데엔 경기 여건 악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추진 효과, 산재 예방 예산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건설 착공동수는 24.43%, 건축면적은 31.72% 줄었고, 제조업에서도 가동률(-4.55%)과 생산지수(-3.97%) 모두 감소했다.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현장 자체가 줄어들면서 사망자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다만 업종·규모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희비는 엇갈렸다. 건설업의 경우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의 대형 건설현장 사망자는 오히려 전년 대비 7명 늘어났다. 50억원 미만 건설현장은 45명 감소했다. 최태호 고용부 산재예방정책관은 “50억원 이상 현장은 기존에 수주했던 물량들이 굉장히 활발하게 진행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중대재해법 시행이 산업재해 감소에 미친 영향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대재해법은 2022년 1월부터 상시근로자 50인 이상(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먼저 시행됐고, 올해 1월부턴 5인 이상 50인 미만(50억원 미만) 중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됐다. 최 정책관은 “작년 전체 사망사고 감소를 견인한 건 (법 적용을 받지 않는 상태였던) 50인 미만 사업장이었고, 50인 이상 사업장에선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렵다”며 “내년이나 내후년 추세와 현장 변화 등을 토대로 추후 판단해봐야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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