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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선 평일 '버스전용차로' 안성까지 늘린다…영동선은 폐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버스전용차로 운영구간이 상반기 중에 바뀐다. 연합뉴스

버스전용차로 운영구간이 상반기 중에 바뀐다. 연합뉴스

 경부고속도로(경부선)에서 시행 중인 버스전용차로가 평일에 경기도 안성까지 연장된다. 반면 주말에 영동고속도로(영동선)에서 운영하던 버스전용차로는 폐지된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의견수렴을 거쳐 개정안은 올 상반기 중에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평일에 양재IC~오산IC 사이 39.7㎞ 구간에서 운영하던 경부선의 버스전용차로 구간이 안성IC까지 16.3㎞가 더 늘어난다. 고속도로가 아닌 자동차전용도로인 한남~양재 구간(5.1㎞)까지 합치면 실제 버스전용차로는 61㎞가량이 된다.

 이서영 경찰청 교통기획과장은 “최근 6년간 일반 차량과 버스의 교통량 비율을 보면 경부선은 안성IC까지 버스전용차로 설치기준(7.1~11.8%)을 대부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1994년 9월 추석 연휴 때 양재IC~신탄진IC 사이 134.1㎞ 구간에서 17인승 이상 버스를 대상으로 처음 도입된 경부선 버스전용차로는 2008년부터 평일(한남~오산)과 주말·공휴일(한남~신탄진)을 나눠서 운영해 오고 있다.

 하지만 2017년 8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시행해온 영동선의 버스전용차로는 없어지게 된다. 일반차량 대비 버스통행량이 4.2~7.7%에 그쳐 운영기준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영동선 버스전용차로는 당초 신갈분기점에서 여주분기점 사이 41.4㎞ 구간에서 주말과 명절에 적용됐다. 그러나 일반차로의 정체가 심해진다는 지적에 따라 2021년 2월부터 구간을 신갈분기점~호법분기점(26.9㎞)으로 줄여서 운영해 왔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조정안. 자료 경찰청,국토교통부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조정안. 자료 경찰청,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도공)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간 버스전용차로 민원 1만 5928건 가운데 ‘영동선 폐지 및 불편’ 등이 2956건으로 전체의 1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이 몰리는 주말에 버스전용차로가 운영되면서 승용차 등 일반차량의 교통정체가 극심하다는 불만이 많았다는 의미다.

 한성수 국토부 도로관리과장은 “최근 영동권 이동은 서울양양고속도로, 제2영동고속도로, 고속열차(KTX 이음)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버스전용차로 폐지로 인한 대중교통 이용객의 불편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찰청과 국토부는 도공, 버스 단체, 시민단체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버스 교통량과 민원현황 등을 바탕으로 개선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고속·시외버스 업계에서는 영동선 버스전용차로 폐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버스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승객이 줄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영동선 버스전용차로를 없애면 경쟁력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영동선 버스전용차로가 평창동계올림픽 지원과 함께 대중교통 활성화 목적으로 도입된 걸 고려하면 정부가 자가용 이용자들의 불만과 민원에만 너무 신경 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경찰청과 국토부는 관련 설명자료에서 “2021년 영동선 구간축소 후 모니터링 결과를 고려하면 (버스전용차로) 폐지 시 일반 차량의 이동 편의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 측면이 될 수 있다”고 적었다. 대중교통 활성화를 포기하고 승용차의 빠른 이동을 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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