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꼽은 기업의 기회도 리스크도 'AI'…인공지능이 성패 가른다

자료 대한상의

인공지능(AI)이 꼽은 우리 산업의 기회와 리스크는 AI였다. AI를 적기에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한 기업들은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도입을 실기하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100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경영 메시지를 수집해 챗GPT-4로 분석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분석 내용은 전체 및 업종별 기회 요인과 리스크 요인, 올해 경제전망 등이다.

챗GPT가 분석한 기업들의 기회 요인은 ▶디지털 전환 및 AI 도입에 따른 경쟁력 강화 ▶탄소 중립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조 강화 ▶글로벌 시장 확장이었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공급망 재편 및 지정학적 리스크 ▶고물가·고환율·고유가 현상 ▶디지털 전환 및 AI 도입의 지체가 꼽혔다. 기회와 리스크 요인에서 모두 디지털 전환과 AI 도입이 꼽혔는데, 기업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현재의 경쟁력마저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드러났다. 동시에 기업 인프라와 고객 서비스에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한다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공존한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탄소 중립 및 ESG 기조 강화는 신재생에너지·그린 수소·2차전지 등 업종에서는 새 사업기회가 될 수 있는 점에서 기회 요인으로 꼽혔다. 전통 산업군에서도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면 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더해졌다. 글로벌 시장 확장은 고부가가치 해외 사업에 대한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고,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회가 된다고 봤다. 구체적 시장으로는 동유럽·중동·인도·동남아 등이 주로 언급됐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코로나 사태 이후 세계 경제가 겪고 있는 문제들이 주로 주목됐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고성능 반도체 시장수요 증가가 기회 요인으로 꼽혔다. AI 발전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처리속도가 높은 반도체의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2차전지에서는 니켈 비중을 높여 성능을 향상한 하이니켈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등 기술 경쟁력과 혁신을 통해 전기차 성장 둔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챗GPT가 분석한 기회 요인들은 최근 글로벌 경제·산업 지형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이 기술에서는 AI와 탄소 중립을 주목해야 하고 시장에서는 중국을 대체할 신흥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며 “동시에 공급망 재편 등의 리스크 요인들을 보여주면서, 우리 정부와 기업이 이를 간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함을 우회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49%가 작년보다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면 긍정적일 것이란 응답은 25.5%에 그쳤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