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 카카오 내부 폭로∙욕설 파문…김정호 총괄 징계 수순 | 팩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카카오가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김 총괄은 지난해 11월 카카오 내부 의혹을 외부에 알리고 직원들에게 욕설한 사실이 공개돼 조사를 받았다. 김 총괄이 제기한 의혹은 진상조사 결과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사진 카카오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사진 카카오

무슨 일이야

카카오는 김 총괄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지난해 말 외부 로펌에 진상조사를 맡겼다. 김 총괄과 담당 실무자의 입장이 엇갈리자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취지였다. 해당 로펌은 최근 “김 총괄이 제기한 의혹을 확인해보니, 사실무근이거나 근거가 없는 주장이었다. 사내 규정 위반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회신했다.

이에 따라, 김 총괄에 대한 징계 수위를 정하는 사내 윤리위원회가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김범수 창업자가 참석한 임원 회의에서도 이 같은 조사 결과가 보고됐다.

김 총괄은 지난해 9월 카카오그룹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로 임명됐다. 카카오 업무 문화와 인사 쇄신을 맡는 중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간부 회의에서 욕설을 한 사실이 공개됐다. 제주도 신축 건물 설계를 특정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맡는 것에 불만을 드러내는 과정에서였다.

김 총괄은 제주도 건 외에도 카카오가 추진 중인 대형 공사에 비리 제보가 많다고 외부에 알렸다. 특히, MBC 시사 프로그램 인터뷰를 통해 “특정 부서가 한 달에 골프를 12번씩 쳤다”, “(공사 발주 관련해) 형식만 경쟁이고 특정 업체에 계약을 주기 위한 장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개발 담당 실무자들은 카카오 내부망에 글을 올려 김 총괄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들은 “제주도 시공 계약은 (설계 용역만 이뤄진 상태로)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앞으로는

 지난해 11월 열린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 회의. 김범수(왼쪽에서 세 번째) 카카오 창업자와 김정호(오른쪽 끝) 경영지원총괄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열린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 회의. 김범수(왼쪽에서 세 번째) 카카오 창업자와 김정호(오른쪽 끝) 경영지원총괄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김 총괄은 30년 지기인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김 창업자가 내부 문제 척결을 부탁했다고 한다. 하지만 논란이 불거진 이후 김 총괄은 스스로 윤리위원회 회부를 요청하고 칩거에 들어간 상태다. 카카오 내부에선 김 창업자가 오랜 인연을 고려해 김 총괄의 다음 거취가 정해질 때까지 기다려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 총괄은 해당 사건 이후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