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英여왕 조각상에 잼·수프 테러…여성 환경운동가 2명 체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X'(엑스) 캡처

사진 'X'(엑스) 캡처

세계 곳곳에서 환경운동가들의 과격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영국에서 여성 2명이 빅토리아 여왕 조각상을 잼과 수프로 훼손해 체포됐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전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있는 켈빈그로브 미술관에서 20대 여성과 30대 여성 등 2명을 체포했다.

앞서 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이들 여성이 빅토리아 여왕의 흉상을 훼손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 여성은 흉상이 놓인 받침대에 분홍색 스프레이로 비속어를 새겼고, 다른 여성은 흉상에 잼과 수프를 부었다.

환경단체 소속인 두 여성은 영국 전역에서 식량 불안이 증가하고 있는 데 대해 인식을 높이고자 이 같은 시위를 벌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빅토리아 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한다. 빅토리아 시대의 빈민층을 괴롭혔던 구루병과 같은 질병이 스코틀랜드에서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이 속한 단체도 SNS를 통해 "흉상에 미친 피해는 우리 지역 사회에 가해질 피해에 비하면 무시할 수준"이라며 자신들이 요구하는 식량 정책 변화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이런 행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 회원들은 같은 날 글래스고에서 열린 2024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경기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난입했다가 끌려나가기도 했다. 지난달 19일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영국 왕실의 홀리루드 궁전에 들어가 식당을 점거하고 음식을 먹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경찰은 이들이 추후 법원에 출석하기로 약속하고 석방됐다고 전했다. 사건 직후 미술관은 작품 복원을 위해 일시적으로 폐쇄됐다가 다시 문을 열었다. 미술관 측은 "영구적인 손상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