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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뜨거운’ 미·일 증시…낯뜨거운 한국 현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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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에디터 노트.

에디터 노트.

오늘이 가장 싼 걸까요? 아니면 거품일까요? 미국과 일본 증시 얘기입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사상 처음 4만엔을 돌파했습니다. 반도체와 자동차로 꾸려진‘7인의 사무라이’가 앞장섰습니다. 주가 상승에 불을 댕긴 반전의 계기는 열도 곳곳에 들어서는 반도체 공장입니다. 대만의 TSMC 구마모토 공장은 24시간 공사를 벌여 2년 만에 완공했습니다. 일하는 시간과 입지 규제로 손발이 꽁꽁 묶인 한국 기업엔 그림의 떡입니다. 한국 기업은 그만큼 경쟁력과 존재감을 잃고 있습니다. 기업 실적에서 그 격차가 확연합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 기업과 달리 미·일 기업은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줄줄이 발표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전년 대비 769% 급증한 4분기 순이익을 발표했습니다. 이게 나비효과처럼 되면서 일본 증시는 거칠 것 없는 상승 랠리에 들어섰습니다. 너무 가팔라서 거품 우려를 낳고 있지만 당분간 기세가 꺾일 조짐이 없습니다. 일본은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도 임박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은 물가상승 압력 완화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빠르면 6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증시는 상승 탄력을 더 받을지도 모릅니다. 2001년 닷컴 버블 때와 달리 미·일 기업은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거품 우려가 커져도 상승 랠리에 제동을 걸 악재가 없는 형국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 경제는 활력을 잃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에서도 대로변만 벗어나면 공실이 넘치는 빌딩이 많습니다. 자영업자는 대출액이 급증하는 가운데 2030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특히 높습니다. 화웨이가 미국의 견제에도 AI 칩을 만들고 클라우드 회사로 변신 중이라는 엔비디아 창업자 젠슨 황의 진단도 한국 경제의 분발을 촉구하는 소리로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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