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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서 쓴 돈 절반 돌려줬더니…열흘간 20만명 다녀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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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남도답사 1번지’로 불리는 전남 강진군의 대표적 봄축제인 청자축제 모습. [사진 강진군]

‘남도답사 1번지’로 불리는 전남 강진군의 대표적 봄축제인 청자축제 모습. [사진 강진군]

전남 강진군이 파격적인 육아수당 지원에 이어 관광객들의 여행경비를 50% 돌려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해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반값관광’은 매년 줄어드는 ‘정주인구’를 대신해 관광·체류형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해 도입됐다.

강진군은 4일 “강진 고려청자박물관 일대에서 지난달 23일부터 열흘간 열린 청자축제 기간에 20만4168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여행경비의 절반을 환급해주는 ‘반값관광’이 전국 최초로 도입된 이번 축제는 지난해 축제(10만6152명)보다 참가자가 92%(9만8016명)가량 늘었다. 올해 52회째를 맞은 청자축제는 ‘남도답사 1번지’로 불리는 강진의 대표적인 봄축제다.

청자축제는 강진군이 도입한 ‘반값관광’의 흥행 시험대로 꼽혀왔다. 반값여행은 2인 이상 가족의 여행경비 절반을 환급해주는 게 골자다. 사전신청자에게 강진에서 쓴 돈의 50%, 최대 20만원을 강진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지난달 1일 시작된 강진 반값관광에는 이날 현재까지 3065팀, 8841명이 사전신청서를 냈다. 이중 1381팀, 3999명이 강진축제 기간을 비롯한 지난 3일까지 총 2억1066만원의 여행경비를 돌려받았다.

강진군은 반값관광이 생활인구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 활성화를 통한 생활·체류형 인구를 늘려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생활인구는 기존 정주인구에 관광·통근·통학인구 등을 합친 개념이다.

반값관광에 대한 상인들의 기대감도 높다. 지역상품권으로 지급된 반환액이 농·수·축산물 판매 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강진군 관계자는 “반값관광을 위해 100억원의 예산을 세웠다”며 “경제적 파급효과는 300억~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진군은 반값관광에 앞서 체류형 농촌관광상품인 ‘푸소(FUSO-Feeling-Up, Stress-Off)’를 운영해왔다. 2015년 시작된 농가체험 프로그램에는 지난달까지 5만8328명의 학생·성인이 참여했다. 푸소란 ‘덜어내다’는 뜻을 가진 전라도 방언으로 강진 농가의 정서와 감성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발표한 ‘생활인구 증대 사업’ 중 숙박체험 분야의 대표 사례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반값관광이 첫 도입된 이번 청자축제는 프로그램도 한층 풍성해졌다. 지난 3일까지 열흘간 ‘강진에 올래 청자랑 놀래’를 주제로 8개 분야, 68개 이벤트가 열렸다. ‘K컬처 원조’로 불리는 고려청자와 강진의 차(茶), 백련사 동백이 어우러진 행사로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자와 차의 만남은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이 극찬한 강진의 차를 부각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강진에서 18년간 유배 생활을 한 다산은 자신의 호에 ‘차 다(茶)’를 넣을 정도로 차를 사랑했다. 축제 기간 ‘이한영 차문화원’에서는 강진 차와 청자 찻잔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청자축제와 함께 열린 ‘백련사 동백축제’에도 관광객들이 몰렸다. 만덕산 자락 동백나무숲(천연기념물 제151호)과 소나무·차나무가 우거진 1㎞ 오솔길을 걸어보는 게 백미다. 다산이 차를 배운 아암(兒菴) 혜장선사(1772~1811)를 만나기 위해 백련사를 오갔던 길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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