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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7000여명 면허정지 절차 돌입…"내일부터 처분 사전통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에도 미복귀한 전공의 7000여명을 상대로 면허 정지 등의 행정처분 절차에 4일 착수했다. 정부가 그간 강조해 온 기계적 법 적용 원칙을 적용할 경우 무더기 면허 정지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 의료계는 이날 “전공의가 불이익을 받게 되는 순간, 정부와 크게 싸우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의 호소에도 다수의 전공의가 의료현장을 비우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현장을 점검해 위반 사항에 대해 법·원칙에 따른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이탈자) 7000여명의 면허 정지 처분 절차에 돌입하는 것”이라면서 “이 처분은 불가역적(돌이킬 수 없는)”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현장의 혼란을 초래한 집단행동의 핵심 관계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신속하게 조치할 것”이라고도 했다. 박 차관이 언급한 7000여명은 업무개시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받은 전공의들을 가리키며 정확히는 7854명(29일 기준)이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마지노선은 지난달 29일이었다. 이후 연휴(1~3일)까지 사실상 사흘 더 준 셈인데 그럼에도 별다른 복귀 움직임이 없자 예고대로 행정처분 절차에 나선 것이다. 복지부가 100곳 수련병원 점검 결과 소속 전공의 72%인 8945명(29일 11시 기준)이 병원을 이탈한 상태다. 복귀 전공의는 565명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가 의료 현장을 집단 이탈한 전공의 7000여 명에 대한 면허정지 절차에 돌입한 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의료 현장을 집단 이탈한 전공의 7000여 명에 대한 면허정지 절차에 돌입한 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복지부는 이날부터 각 병원에 직원을 보내 전공의 복귀 여부를 확인하고 이르면 5일부터 행정절차법에 따라 면허 정지 처분 관련 사전통지서를 우편으로 보낼 예정이다. 당사자들에게 행정 처분 내용과 사유, 근거 법령 등을 알리는 절차다. 이후 10여일 간 소명 기간을 준 뒤 정상 참작의 이유가 없으면 최소 3개월의 면허 정지 등 시점을 명시한 처분통지서를 발송한다. 처분 대상 전공의는 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박민수 차관은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전공의 수련 기간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므로 전문의 자격취득 시기가 1년 이상 늦춰지게 된다”라며 “행정처분 이력과 그 사유는 기록되므로 향후 각종 취업에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29일이 처벌을 면하는 데드라인이었지만, 오늘부터 현장 점검을 하기 때문에 그 전에 복귀했다면 처분에 상당히 고려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행정력과 의료공백 등을 고려해 처분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와 각 수련병원 대표들이 초기 타깃이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 앞서 국민들께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 앞서 국민들께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행정 처분과 별도로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법에 따른 업무개시명령 위반이나 일부는 형법상 교사죄를 적용할 수 있다”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전공의 사직 등 집단행동을 주도한 혐의로 전공의 선배 격인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집행부 4명에 대해서 고발 조치한 바 있다. 사법당국 수사가 이어질 경우 지난해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무더기 면허 취소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상황이다. 기존에는 의료 관련 법령 위반인 경우에만 면허 취소가 가능했는데 모든 범죄로 대상이 넓어지면서 어떤 범죄든 금고 이상의 실형이나 선고 유예, 집행 유예를 받았을 때 면허가 박탈될 수 있다.

면허 취소 후 3년이 지나 재교부 요건에 부합하면 면허 재취득이 가능하지만, 이 역시 쉽지만은 않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법에 따라 개전의 정(뉘우침)이 뚜렷할 때 관련 위원회 심의를 거쳐 40시간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재교부 승인이 난다”라면서도 “경미한 경우라면 재교부를 고려할 수 있지만 집단행동에 대해서 엄격한 기준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정부의 행정처분 조치와 관련해 “전공의들이 실제 불이익을 받게 되는 순간 모든 의사들이 정부와 크게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라며 “실제 행정처분에 들어가게 되면 즉각적으로 법적 보호조치에 나서겠다”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전남대병원·조선대병원·천안 단국대병원·대전성모병원 등 일부 병원에선 의료 공백을 메우고 있는 전임의(전문의를 딴 뒤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의사)마저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탈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빅5 병원 중 하나인 서울성모병원은 전임의 절반 정도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다른 빅5 관계자는 “전공의는 70~80% 정도 이탈했는데, 전임의는 그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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