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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어린이 최소 15명 굶어 죽어…식량 불안 '위기' 수준"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난민 어린이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갈등이 계속되는 식량 부족 속에서 텐트 캠프에서 무료 식량을 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난민 어린이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갈등이 계속되는 식량 부족 속에서 텐트 캠프에서 무료 식량을 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이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최근 며칠간 최소 15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사망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 며칠간 가자지구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어린이 최소 15명이 영양실조와 탈수증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이 병원의 중환자실에는 영양실조와 설사로 고통받고 있는 또 다른 어린이 6명이 있는데 전력 공급 중단과 의료역량 약화로 이들의 생명마저 우려된다"고 전했다.

어린이 아사 사례가 속출하는 것은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교전 격화로 국제단체들의 구호품 지원이 어려워진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보안상의 이유로 구호품 트럭 진입이 불허되거나 진입로인 국경 검문소가 아예 일시 폐쇄되는 일이 빈발하면서 식량과 의료용품을 가자지구로 들여보내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UNRWA는 그러면서 "지난달 가자지구에 진입한 구호품 트럭 수는 2300여대인데 전월인 1월보다 50% 가까이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난민 어린이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갈등이 계속되는 식량 부족 속에서 텐트 캠프에서 무료 식량을 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난민 어린이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갈등이 계속되는 식량 부족 속에서 텐트 캠프에서 무료 식량을 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라메시 라자싱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조정국장은 "가자지구 전체 인구 220만 명이 '위기' 수준의 식량 불안에 직면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들 중 117만 명은 '비상' 수준의 식량 불안에, 50만 명은 '재앙' 수준의 식량 불안에 처했다고 라자싱엄 국장은 파악했다.

유엔은 식량 위기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정상(Minimal)-경고(Stressed)-위기(Crisis)-비상(Emergency)-재앙·기근(Catastrophe·Famine)' 등 5단계로 분류한다.

통합식량안보 단계(IPC)라고 불리는 이 분류 체계에서 3단계 이상은 급성 식량 위기 상태로 간주한다.

특히 구호품 전달이 더욱 어려운 가자 북부는 대부분 주민이 최악의 수준인 5단계(재앙·기근)에 접어든 상태인 것으로 유엔은 추정하고 있다. 기근에 대처할 능력이나 주변의 지원마저 없는 상태여서다.

유엔은 "거기다 가자 북부 핵심도시인 가자시티는 전기 공급마저 없어 인도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OCHA는 이와 관련해 "병원에서 전기는 곧 생사를 의미한다"며 "의료시설 내 인큐베이터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신생아가 숨지고 구명 장비 작동이 중단되면서 산모마저 수술대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가자지구에선 지난달 29일 구호품을 실은 트럭에 몰려든 주민 100여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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