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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尹총장 정치적" 이라던 징계 찬성파, 되레 총선 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0년 12월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정직 2개월)에 관여한 인사들의 행보가 4·10 총선을 앞두고 확연히 엇갈리고 있다. 징계에 찬성한 인사 대부분은 이번 총선에 출마하거나 거론되는 반면, 반대했던 이들 대부분은 본업을 유지 중이다. “윤 총장이 정치적”이라며 징계를 주장하던 인사들이 되레 정치인이 된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하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린 2020년 12월 10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하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린 2020년 12월 10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징계 찬성자 중 71%가 출마 거론…반대자는 8%뿐

당시 징계 사건에 직접 관여한 인사는 총 19명이고 이 중 징계 혐의가 있다고 본 사람은 7명, 없다고 본 사람은 12명이었다. 혐의는 ‘재판부 불법 사찰’, ‘정치적 중립 손상’ 등 6가지였다. 징계 관계자 및 구체적 논의 내용은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이후 징계 취소 소송(지난해 12월 징계 취소 최종 확정)이 이어지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헌정사 최초의 현직 총장 징계 처분 후 3년여가 흐른 현재 이들의 행보를 종합해보면, 징계 찬성파 7명 중 5명(71%)이 총선에 출마했거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반면에 징계 반대파 12명 중에선 1명(8%)만 총선에 출마했고, 나머지는 언급도 안 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당시 징계를 추진하는 쪽이 정치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는데, 공교롭게도 행보가 그렇게 가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12월 1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과천 법무부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 2차 심의가 열렸다. 임현동 기자

2020년 12월 1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과천 법무부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 2차 심의가 열렸다. 임현동 기자

찬성파의 대표적인 인물은 감찰 지시·징계 청구 등 사건 전반을 주도한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다. 무리한 징계 절차였다는 것이 훗날 법원에서 드러났지만, 어쨌든 추 전 장관은 이 사건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여전사’로 불리며 잘나가고 있다. 지난 1일 민주당은 추 전 장관을 경기 하남갑에 전략 공천했다.

추 전 장과의 지시에 따라 감찰을 담당한 법무부 감찰관실 검사 6명(파견 검사 포함) 중 징계에 반대한 5명은 현직에 있거나 변호사 업무를 하는 반면, 유일한 찬성자였던 박은정 당시 감찰담당관(현 광주지검 부장검사)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차린 조국혁신당 총선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다. 박 검사는 지난달 사표를 내고 “디올백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며 김건희 여사 의혹을 조준했다.

만장일치로 “징계 청구는 부적정하다”고 결론을 내렸던 7명의 감찰위 위원 중에선 이수정 전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만이 국민의힘 경기 수원정 후보로 출마했다. 다른 6명 중 류희림 전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은 앞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으로 임명됐고 나머지 위원들은 교수 등 본업을 이어가고 있다.

신성식 더불어민주당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예비후보가 지난 1월 18일 순천 연향동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신성식 더불어민주당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예비후보가 지난 1월 18일 순천 연향동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감찰위 권고를 무시하고 징계를 결정한 징계위에선 5명이 참석해 4명이 찬성하고 1명이 기권했다. 기권은 ‘추미애 라인’으로 불린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행사한 것이었는데, 훗날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 혐의가 인정될 수 있는데 조사가 미진하니까 그 부분을 보완한 뒤에 징계하자는 게 내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찬성에 가깝다는 취지다.

징계위원 중에선 3명이 총선 출마에 거론된다. 신성식 전 부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꾸준히 이어오다가, 현직 검사 신분으로 민주당에 입당(지난해 12월)했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예비 후보로 등록했으나 지난 2일 경선 탈락했다. 징계위원장 직무대리였던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지난달 “검찰 개혁 대표 인재”로 민주당에 영입됐다. 순천 지역구 전략 공천이 검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정한중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당 점퍼를 선물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 교수는 2020년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았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정한중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당 점퍼를 선물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 교수는 2020년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았다. 연합뉴스

법무부 검찰국장으로서 징계위에 참여했던 심재철 전 서울남부지검장도 조국혁신당 영입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조국 전 장관은 전북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심재철 전 지검장도 영입 대상이냐’는 질문에 “정치 참여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영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심 전 지검장 본인이 정계에 입문하려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은 아니다.

다른 징계위원 2명 중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은 ‘택시기사 폭행’ 사건으로 지난해 11월 유죄(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를 확정받고 변호사 자격이 취소된 상태다. 외부 전문가 몫으로 참여한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교직 생활을 이어오다 지난달 29일 정년 퇴임했다.

‘尹 변호인’ 손경식 “그때 검사직 버렸어야…비겁하다”

징계 사건 취소 소송 승소를 끌어냈던 ‘윤 총장의 변호인’ 손경식 변호사는 “징계에 찬성한 사람들은 객관적 증거에 따라 법률적 판단을 내린 게 아니라,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일단 내쫓아보자’고 정해놓은 뒤 절차를 어기면서까지 징계를 밀어붙였다”며 “정치를 하고 싶으면 그때 검사직을 버렸어야지, 이제 와서 정치권에 나가는 건 비겁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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