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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 안보보다 경제에 방점…성장률 5% 내세울 듯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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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9호 09면

중국 양회 4일 개막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한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고위 인사들이 국가를 부르고 있다. 올해도 오는 4일 이곳에서 양회가 열린다. [연합뉴스]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한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고위 인사들이 국가를 부르고 있다. 올해도 오는 4일 이곳에서 양회가 열린다. [연합뉴스]

중국의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4일 시작된다. 양회는 중국의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자문기구인 정치협상회의(정협)를 합쳐 일컫는 말이다. 각각 대표 2956명과 2169명이 베이징에 모여 한해의 국정 목표와 경제 운영 방침을 토론하고 예산안과 주요 법안을 의결한다. 올해는 코로나 19 발생 이후 5년 만에 격리 없이 진행된다.

올 양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경제다.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리창(李强) 총리가 첫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를 제시한다. 전 세계 언론과 시장이 기다리는 수치다. 중국 경제주간지 차이신(財新)은 5%를 예상했다. 31개 지방 정부가 이미 발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가중 합산한 5.4%에서 추출한 수치다. 지방 목표치가 중앙 정부 목표치보다 0.4~0.8%P 높았던 선례를 반영했다. 5%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과 글로벌 투자은행이 전망한 4.4~4.7%보다 높다. 성장을 위한 내수 부양책을 기대하는 이유다.

사실 5% 성장률과 해법은 이미 지난해 12월 소집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윤곽이 결정됐다. “안정 속 성장(穩中求進·온중구진), 성장을 통한 안정 촉진(以進促穩·이진촉온), 먼저 세우고 나중에 돌파한다는 안정적 개혁(先立後破·선립후파)” 12자 방침은 29일 시진핑 주석이 소집한 정치국회의에서 재확인했다.

“성장을 통한 안정”은 지난해의 성장보다 안정이라는 방침에서 정책 기조가 바뀌었음을 뜻한다. 외국 자본이 중국을 외면하는 ‘차이나 런’ 현상을 막겠다는 조치이기도 하다. 중국은 지난해 반(反)간첩법을 개정하는 등 안보를 앞세워 경제를 희생했다. 결과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전년보다 81.68% 줄며 30년래 최저치인 330억 달러(약 44조원)에 그쳤다.

시진핑

시진핑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 이하로 확인되자 성장을 무시한 안보 일변도 정책에 대한 비판이 지도부를 향했다”며 “올해 양회에서는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을 향한 긍정적 메시지와 소비 진작 등 내수 부양책을 기대할 만하다”라고 예상했다.

다만 중국 앞에 놓은 함정도 적지 않다. 중국 전문가인 양카이황(楊開煌) 대만 밍촨(銘傳)대 교수는 “중국은 정부가 민간의 신뢰를 상실한 ‘타키투스 함정’, 미·중이 충돌을 피할 수 없다는 ‘투키디데스 함정’, 경제 동력의 부족이 초래하는 ‘중등수입함정’에 직면했다”고 대만 연합보에 지적했다.

과제도 세 가지다. 첫째, 거시와 미시 경제가 엇갈리는 모순을 풀어야 한다. 지난해 중국은 5.2%로 비교적 양호한 성장률을 달성했지만, 개인과 민영기업의 체감 경기는 얼어붙었다. 둘째, 경제의 질적·양적 전환이다. 지난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서 세계 경제는 청사진 없는 변혁의 시대에 들어섰다. 셋째, 경제 구조 조정과 더불어 사회 안정을 위해서는 분배의 과도한 불균형을 막아야 한다. 분배는 중국 공산당도 현재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상태다.

코로나19 기저효과까지 사라진 상황에서 성장률 5%는 도전적인 과제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이번 양회에서 지난해 3.0%였던 GDP 대비 재정적자를 올해 3.5%로 늘리고, 지방정부 특별채를 3.8조 위안에서 4조 위안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을 위한 총력전 태세다.

관영 매체도 나섰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8일 “온중구진·이진촉온·선립후파 견지”라는 제목으로 양회의 핵심 기조를 1면 머리기사로 실었다. 둥위(董煜) 칭화대 중국발전계획 연구원 부원장은 “성장을 통해 안정을 촉진하는 것이 역동적인 균형이자 더 높은 수준의 안보와 안정 관념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성장을 강조했다.

5일 성장률과 함께 국방예산 수치도 공개된다. 중국은 지난 2020년 19기 5중전회에서 “2027년 건군 100주년 분투 목표 실현”을 결의한 뒤 국방비 증가율을 6.6%→6.8%→7.1%→7.2%로 늘려왔다. 지난해 국방 예산은 1조5537억 위안(약 287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로켓군 수뇌부의 부패를 적발한 뒤로 기존에 운용하던 핵무기의 재배치설이 나온다. 이를 위해 올해 국방예산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3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방비 외에도 지난해 2090억 위안(약 39조원)을 기록한 공공안전 예산, 7230억 위안(약 134조원)을 기록한 채무이자 예산도 증가 폭이 관심을 모은다.

기존의 양회가 총리의 독무대였다면 올해는 시진핑 주석의 1인 권력을 재확인하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관영 신화사는 지난주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성) 협동발전 10주년 기사에서 시 주석이 “몸소 계획하고, 몸소 배치하고, 몸소 추진한 국가 대전략”이라며 기존의 “몸소 지휘, 몸소 배치”보다 표현을 격상했다. 중국 경제의 방향을 정하는 핸들은 물론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까지 총리가 총서기에게 넘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만도 핵심 이슈다. 지난 1월 민진당이 선례를 깨고 3연속 집권에 성공한 뒤 처음 열리는 양회여서다. 지난달 22~23일 열린 2024년 대만공작회의에서 왕후닝(王滬寧) 정협 주석은 지난해와 달리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은 한 가족”이란 표현을 뺐다. 대신 “‘대만독립’ 분열을 단호히 타격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을 저지하며, 섬 안의 애국 통일 역량을 굳게 지지한다”며 날을 세웠다. 시 주석이 해방군과 정협 대표단 조별 회의에 참석해 어떤 발언을 하느냐에 따라 오는 5월 20일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취임 이후 양안 관계의 기조가 결정될 전망이다.

외교 측면에선 오는 7일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2년 만에 다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중국의 외교 방향을 밝힌다. 한·일·중 정상회담, 수교 75주년을 맞은 북·중 친선의 해 행사 등 한반도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올 양회는 11일 폐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의 폐막식 연설과 리창 총리의 두 번째 기자회견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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