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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지하철, 올림픽 기간 아픈 승객 승강장에 하차시키기로

중앙일보

입력

파리 지하철. 로이터=연합뉴스

파리 지하철.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수도권 교통 당국이 하계 올림픽 기간 지하철 수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파리 지하철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환자를 승강장으로 옮기기로 했다.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도지사는 최근 이러한 내용의 새로운 방침을 발표했다.

지금까진 객차 안에서 환자가 생길 땐 일단 열차를 멈춰 세우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이런 환자 조치 방식 때문에 지하철 운행이 수십분간 중단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페크레스 도지사는 “지하철에서 기절하는 사람이 있으면 열차 밖에서 숨을 쉬게 하는 대신 교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취급했고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열차를 멈췄다”며 “런던이나 도쿄에서 하는 것과 정반대”라고 말했다.

앞으론 환자를 승강장으로 옮긴 뒤 구급대를 기다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파리교통공사(RATP)에 따르면 매일 평균 약 10명의 승객이 열차 내에서 몸이 좋지 않다고 신고하며 이 가운데 98%는 열사병이나 저혈당증 증세를 호소한다.

일드프랑스 교통 당국은 “새 방침은 올림픽 직전인 6월 시행될 예정으로 앞으로 몇 주 안에 기관사에게 교육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리교통공사 노조들은 이런 조치에 반발했다.

파리교통공사 노동자의 힘 노조의 바스티앙 베르티에 대표는 “우리는 의사나 응급처치사가 아니다. 혼잡한 승강장에 아픈 승객을 내려놓는 건 기관사나 역무원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환자는 주로 출퇴근 혼잡한 시간에 발생하는데 승객이 승강장에서 인파에 휩쓸려 넘어지거나 밟히면 어떻게 하느냐. 문제라도 생기면 그 책임을 우리에게 묻지 않겠느냐”고 따졌다.

급행철도 RER 기관사 노조들도 이같은 정책이 승객에게 안전하지 않을뿐더러 직원이 잠재적 형사 책임에 노출된다며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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