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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선 청바지도 안된다" 100만원짜리 北관광 주의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러시아 관광객의 북한 방문이 재개된 가운데 러시아 여행사가 공지한 북한 관광 시 주의할 점이 눈길을 끈다. 북한의 선대 지도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곳에선 노출이 많은 옷을 불허하거나 관광 일정 이후 호텔 밖을 나갈 수 없는 등 엄격한 규칙이 눈에 띈다.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노동신문=뉴스1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노동신문=뉴스1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9일 러시아 여행사 '보스토크 인투르'가 홈페이지를 통해 내달 진행되는 북한 관광에서 주의할 점을 공지했다고 보도했다.

먼저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할 경우, 노출이 심한 블라우스나 미니스커트, 반소매 티셔츠, 청바지, 샌들은 허용되지 않는다.

북한 국경수비대를 촬영한 사진은 검열·삭제될 수 있으며, 서구 생활방식에 대한 선전물이나 북한에 관한 서방의 출판물은 반입이 금지된다.

관광 일정이 끝나면 호텔에서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호텔 밖으로 나갈 수는 없다.

휴대전화 반입은 가능하나 국가 간 로밍 계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아 통화는 불가능하다. 다만 미화 120달러를 내고 심카드를 구매하면 북한 내가 아닌 국제전화는 가능하다.

호텔에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은 없지만, 인터넷은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자우편(이메일) 한 건당 2.2달러(첨부파일 30MB 미만)를 내야 하며 대용량 파일을 보낼 때는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 개인 이메일 계정 사용은 금지되며 호텔 이메일 계정을 통해서만 발송이 가능하다.

이는 개인 기기를 활용한 인터넷·인트라넷 사용은 불가능하며 호텔에 설치된 별도 기기를 통해 일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의 열악한 시설을 고려한 조언도 공지에 담겼다.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여벌 옷을 챙길 것을 권고했고, 지방 호텔에선 온수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돗물을 절대 마시지 말고 공중화장실에 휴지를 가져가야 한다.

업체는 또 "여권에 미국이나 한국을 방문한 출입국 도장이 찍혀있어도 북한에 입국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변 정세를 고려한 설명도 강조했다.

최근 북한을 찾았던 러시아 관광객의 후기가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26일 CNN은 "북한을 보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여기처럼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과거로 순간 이동한 것 같다"(여행 블로거 일리야 보스크레센스키), "우리에게 북한의 어떤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관광객 레나 비치코바)라는 등의 관광 후기를 전했다.

지난 9일 러시아 관광객 97명이 북한을 찾았으며 내달 8·11일에도 100명씩 북한을 여행할 예정이다. 여행사 홈페이지에서는 3월 8∼11일 일정은 800달러, 11∼15일 일정은 9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러시아 연해주 정부는 내달 두 차례 이뤄지는 여행이 올해 마지막 북한 스키 관광이라며 다음 관광은 2025년으로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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