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솔루션은 자전거 같은 도구다.”
알전 비슨 오버워치 데이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6일 서울 중구의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자사의 AI 솔루션 제품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오버워치 데이터는 B2B(기업 간 거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으로, AI 기술로 인터넷상 다양한 정보를 모아 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준다. 호주 출신인 비슨 CEO는 외교관으로 일한 뒤 스트라이프(글로벌 전자결제 스타트업), 트위터 등에서 근무하다 2022년 공동 창업자 3명과 함께 오버워치 데이터를 설립했다. 이날 인터뷰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국제전략포럼(ISF)이 서울에서 공동 개최한 ‘2024 ISF 글로벌 서밋’을 계기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 기업에도 뉴스·콘텐트 모니터링 부서가 있는데, 오버워치 데이터 서비스가 왜 필요하나.
- 기업의 ‘리스크 분석가’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이들을 돕는 도구다. 사람이 온라인 콘텐트를 24시간 감시할 수 없다. 중요한 분석은 6개월 이상 걸리기도 한다. 의사결정이 가능한 보고서가 나올 때쯤엔 이미 시간이 지나 쓸모없는 정보가 된다. 반면, AI는 24시간 뉴스와 콘텐트를 감시하며 발 빠르게 사업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내용을 분석한다.
- 어떻게 분석하나.
- AI가 인터넷, 소셜미디어, 다크 웹에 떠도는 다양한 종류의 정보를 인식해 고객인 기업이나 기관에 중요한 뉴스인지 선별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사업이나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다. 그 다음 판단 근거가 된 콘텐트 출처를 명확히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보고서에 나온 내용보다 더 세부적인 것이 궁금하면 AI에게 채팅으로 물어볼 수 있다.
- 어떤 AI 기술이 사용되나.
- 여러 AI 기술을 혼합해 사용한다. 다른 AI 기업이 만든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사용하기도 하고, 자체 개발한 다양한 IT 기술도 적절히 활용한다.
- 가짜뉴스를 판별할 수 있나.
- (AI가 직접 판단하지 못하고) 사용자가 가짜뉴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AI가 분석한 맥락을 제공한다. AI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유, 사업에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한 근거, 자료의 출처 등을 명확히 표시하는 거다. 또한, 가짜뉴스 자체도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중요한 내용이라고 판단되면 보고돼야 한다.
- 기업 반응은.
- 긍정적이다. 일례로, 고객사와 계약을 맺은 협력사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다. 그래서 우리 AI 기술로 수십만 개 계정 중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높은 2만여개 계정을 바로 추려냈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몇 주가 걸렸을 일이다. 또 지난달 유력 외신에서 보도된 파나마 운하 가뭄을 현지 언론을 통해 먼저 포착하고, 글로벌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고객사에 미리 보고했었다. 덕분에 고객사들은 경쟁자보다 4개월 정도 앞서 공급망 둔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경기침체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 어떤 회사가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나.
- 정확한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대형 은행이나 유통업체 등이 고객이다. 아시아에 본사를 둔 해운업체도 우리의 솔루션을 이용한다.
- 북미 지역 외에 비영어권 국가로도 진출할 생각이 있나.
- 큰 관심을 갖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언어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미 고객사 중 아시아에 본사를 둔 대형 해운업체가 동남아 시장과 동아시아 시장 분석을 위해 우리의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보고서를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로도 작성할 수 있다. 아직은 이르지만, 미래에 아시아 등 비영어권 국가로도 진출할 의지가 있다.
- AI를 활용한 정보분석 시장은 더욱 커질까.
- 상당히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미 AI 기업이 아닌 빅데이터 기업 중에선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사)이 된 곳이 있고, 이들은 대형 기업이나 정부와 정보분석 계약을 맺고 있다. 오버워치 데이터는 이 분야를 선도하는 최초의 AI 기업이 되려고 한다.
- AI가 학습하는 뉴스나 콘텐트 저작권 문제는 없나.
- 우리 AI 솔루션은 저작권을 둘러싼 문제는 없다. 일단, AI가 분석하는 정보의 출처를 명확히 표기한다. 또한 기존 AI 기업들이 개발한 AI 기술 등을 활용하기에, 저작권을 둘러싼 직접적인 논란으로 문제가 된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