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4·10 총선 2차 경선 결과 발표에서도 ‘현역 강세’ 흐름은 이어졌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역구 26곳을 대상으로 한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23곳은 본선 진출이 확정됐고, 3곳은 5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한 사람이 없어 결선을 치르기로 했다.
울산 남을에선 지역구 현역인 김기현 전 대표가 박맹우 전 울산시장과 4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승리해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5선 주호영 의원은 대구 수성갑에서 정상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꺾고 공천을 받았다. 3선인 김상훈(대구 서)·이헌승(부산 부산진을) 의원도 각각 자신의 지역구에서 승리했다. 서범수 의원은 울산 울주 경선에서 승리해 앞서 부산 북-강서갑에 전략공천 된 5선 서병수 의원과 함께 2회 연속 ‘형제 공천’을 받게 됐다.
공천이 확정된 지역구 23곳 가운데 지역구 현역 의원이 포함된 곳은 모두 18곳이었다. 이 중 12곳에서 현역이 안방을 지켰다. 1차 경선 발표에서 지역구 현역 의원 5명 모두가 승리한 것을 포함하면, 현재까지 경선 결과가 발표된 23곳의 현역 의원 승률은 73.9%(17곳)다.
탈락한 현역 의원 4명은 모두 초선이었다. 대구 달서병의 김용판 의원은 권영진 전 대구시장에게, 부산 연제의 이주환 의원은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졌다. 권 전 시장과 김 전 장관은 전직 의원 출신이다. 종편 패널로 인지도를 쌓은 도전자들도 현역을 꺾었다. 부산 수영에선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현역 전봉민 의원을, 서울 양천갑에선 구자룡 비대위원이 비례대표 출신 조수진 의원에게 이겨 공천을 따냈다. 용산 대통령실 출신 인사 중에선 김은혜 전 홍보수석이 유일하게 경기 성남분당을 공천을 확정지었다.
이날 공천에서도 ‘현역 강세’가 이어지며 “이대로면 ‘꼰대남’ 정당이 될 것”(수도권 의원)이란 자조도 이어졌다. 이날까지 공천이 확정된 후보자 155명의 평균연령은 58.2세였다. 이 중 30·40대는 20명(12.9%)에 불과하다. 여성 후보는 10명 중 한 명꼴(16명, 10.3%)인데, 절반이 전·현직 의원이다. 정치 신인은 대부분 열세 지역에 공천됐다.
신인 등용문이 좁아졌다는 지적에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신인의 벽, 현역의 메리트가 있다”며 “신인이 도전하기 위해선 공을 좀 들여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공천 절차는 매우 공정하다. 제가 생각해도 매우 민주적”이란 말도 했다. “신인이 인지도와 조직이 강점인 현역의 벽을 넘긴 어려운 만큼 쇄신을 위해선 공관위의 인위적 조정이 필요하다”(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는 당 밖의 비판에 맞서는 입장이다.
본선 대진표도 속속 완성되고 있다. 경기 성남분당을에선 김은혜 전 수석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맞대결한다. 서울 송파병에선 국민의힘 김근식 전 당협위원장이 남인순 민주당 의원과, 경기 김포을에선 홍철호 전 국민의힘 의원이 박상혁 민주당 의원과 재대결한다.
성남분당갑에 출사표를 낸 개혁신당의 류호정 전 의원은 현역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광재 전 민주당 의원과 대결한다.
한편 국민의힘은 29일 김건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영입하고 환영식을 연다. 김 전 본부장은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 단장과 주영국 대사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