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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품 건지러 바다 뛰어 들었다…가자 주민 목숨 건 쟁탈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현지시간) 가자 지구 상공에서 요르단 공군이 구호 물자를 떨어뜨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가자 지구 상공에서 요르단 공군이 구호 물자를 떨어뜨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사회가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돕기 위해 공중에서 식량과 위생용품 등을 투하했다. 이에 주민들이 바다에 떨어진 구호품을 건져 올리기 위해 바다에 뛰어드는 상황도 빚어졌다.

27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요르단 군 당국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프랑스와 함께 가자지구 해안 지역에서 구호품 공중 투하 작전을 벌였다. 요르단 군 당국은 전날에도 요르단과 프랑스 항공기가 가자지구 내 여러 지역에 즉석식품 등 구호품을 공중 투하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검문과 통제로 가자지구 구호 트럭 진입이 어려워진 가운데, 요르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의료용품 등을 전달하기 위해 공중 투하 작전을 벌여왔다. 올해부터는 프랑스와 네덜란드, 영국 등도 구호품을 공중 투하했다.

공중 투하는 트럭 등 육로 전달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방식이다. 구호품을 실은 낙하산이 잘못 떨어지면 주민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고, 분쟁 지역 상공에 항공기를 띄우는 것 자체도 위험 요소다.

그럼에도 프랑스는 “인도주의적 상황이 절대적으로 긴급하다”며 요르단과 함께 구호품 공중 투하 작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외무부는 이날 식량과 위생용품 등 2t(톤) 이상을 투하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중부 도시 데이르 알 발라 인접 바다에서 주민들이 바다에 떨어진 구호품을 건지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사진 X 캡처

가자지구 중부 도시 데이르 알 발라 인접 바다에서 주민들이 바다에 떨어진 구호품을 건지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사진 X 캡처

전날 엑스(X·옛 트위터) 등에는 바다에 떨어진 구호품을 건져내기 위해 수백명이 해변에 몰린 상황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몇몇은 작은 배를 타고 노를 저어 구호품을 가져왔고, 일부는 구호품을 건져 올리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영상을 찍어 올린 수의과 대학생 알라 파야드는 NYT에 이날 떨어진 구호물자의 양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면서 “내가 잘 아는 사람들이 턱없이 부족한 양의 구호품을 얻기 위해 달려드는 모습을 보는 것이 슬펐다”고 말했다.

이렇게 전해진 구호품은 구호 트럭 1대가 실을 수 있는 양보다도 훨씬 적은 양으로, 가자 주민 200만명에게 필요한 물량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앞서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주 가자지구 북부에서 구호활동을 중단했다. WFP는 이스라엘군의 방해로 가자지구 북부 접근이 어렵다고 호소해왔는데, 최근 총격전과 질서붕괴가 심각해지면서 식량을 안전하게 보급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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