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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지키는 간호사 응원"…저금통 뜯어 기부한 독립운동가 후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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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진양이 간호사를 응원하는 문구와 돈을 모았던 토끼 저금통을 들고 칠곡경북대학교병원 박성식 병원장, 김미영 간호부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장예진양이 간호사를 응원하는 문구와 돈을 모았던 토끼 저금통을 들고 칠곡경북대학교병원 박성식 병원장, 김미영 간호부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많은 어려움에도 끝까지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지키고 있는 간호사 언니들을 응원하고 싶었어요.”

3·1절을 맞아 고사리손으로 의료 공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간호사를 응원하는 한 독립운동가 후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일제 강점기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의거를 주도한 경북 칠곡군 출신 고(故) 장진홍 의사(1895~1930)의 현손인 대구 장동초등학교 4학년 장예진(10)양이다.

지난해 3·1절 기념식 후 용돈 모아

장양은 지난 27일 대구시 북구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을 찾아 박성식 병원장과 김미영 간호부장을 만나 간호사를 위해 사용해 달라며 31만원을 전달했다.

장양은 지난해 3월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손을 잡고 입장하며 만세삼창을 해 주목 받았다.

기념식 참석 후 “내년 3.1절까지 31만원을 모아 고조할아버지처럼 뜻깊은 일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문구점에서 토끼 저금통을 구매했다. 장양은 매일 1000원을 모으기로 결심하고 저금통에 ‘애국 토끼’라고 적었다.

포토카드 수집도 참으며 모은 용돈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연예인 포토카드 수집을 즐겨하는 친구들과의 만남까지 자제하면서 저금통에 차곡차곡 용돈을 모았다고 한다. 장양의 아버지이자 칠곡군 주무관인 장준희씨도 수시로 토끼 저금통에 모인 금액을 알려주며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장예진양이 간호사를 응원하는 문구와 돈을 모았던 토끼 저금통을 들고 김미영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간호부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장예진양이 간호사를 응원하는 문구와 돈을 모았던 토끼 저금통을 들고 김미영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간호부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결국 장양은 초등학생으로 감당하기 어려웠던 유혹을 이겨내고 지난 15일 목표로 했던 31만원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김미영 간호부장은 “사명감으로 환자를 간호하고 있지만 순간순간 지치고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어린 학생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장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부터 늘 고생하는 간호사 언니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하루빨리 병원이 정상화돼 언니들이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의료현장서 고생하는 간호사 응원”

한편 장진홍 의사는 대구형무소에서 일본인의 손에 죽는 것을 거부하고 만세삼창을 외치며 자결했다. 1962년 건국 공로 훈장이 추서됐으며 칠곡군 왜관읍 애국 동산에는 순국 의사 장진홍 선생 기념비가 있다.

독립운동가 장진홍 의사. 사진 경북도

독립운동가 장진홍 의사. 사진 경북도

장진홍 의사가 1930년 순국하기 전 조선총독에게 보낸 옥중 서신에서 “너희들 일본제국이 한국을 빨리 독립시켜 주지 않으면 너희들이 멸망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내 육체는 네 놈들의 손에 죽는다 하더라도 나의 영혼은 한국의 독립과 일본 제국주의 타도를 위해 지하에 가서라도 싸우고야 말겠다”고 쓴 문구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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