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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받으려고"...경찰, 배현진 습격 "중학생 단독 우발 범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찰이 ‘배현진 피습’ 사건에 대해 별다른 정치적 의도나 배후가 없는 “중학생의 단독 우발 범행”이라고 결론 내렸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8일 특수상해 혐의로 A군(15)을 보호입원 상태에서 불구속 송치한다고 밝혔다. A군은 지난달 25일 오후 5시12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소지하고 있던 돌멩이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머리 등을 15차례 내리쳐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거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행인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했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 피습관련 CCTV 화면. 사지 배현진 의원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거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행인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했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 피습관련 CCTV 화면. 사지 배현진 의원실

당시 A군은 해당 건물 1층에 배 의원을 뒤따라들어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시죠”라고 물은 뒤, 배 의원이 맞다고 대답하자 배 의원 머리 부위를 여러 차례 가격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배 의원 측이 공개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군은 배 의원이 넘어진 뒤에도 여러 차례 배 의원을 때렸다. 당시 배 의원이 입었던 회색 니트의 목 주변과 검은색 점퍼의 등 부위에 다량의 혈흔이 묻었다.

경찰은 수사 결과 A군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A군은 “연예인 지망생을 보기 위해 해당 건물에 갔다가 우연히 배 의원을 만났고 무의식적으로 폭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이런 진술과 과거 A군 행적, 디지털포렌식 결과 등을 토대로 A군이 언론과 세간의 관심을 받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지었다.

일각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 직후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치적 의도나 배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으나, 경찰은 이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봤다. A군이 이재명 대표 지지 집회에 참석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경복궁 낙서범을 보기 위해 법원에 갔던 것일 뿐 해당 집회에 참석한 것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의 특정 정치적 성향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A군이 유명인이나 정치적 사안에 평소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결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송파책박물관에서 열린 '2024 설날맞이 희망콘서트'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며 웃음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에서 중학생으로부터 공격당해 입원 치료를 받은 배 의원의 피습 이후 첫 공개 활동이었다. 연합뉴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송파책박물관에서 열린 '2024 설날맞이 희망콘서트'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며 웃음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에서 중학생으로부터 공격당해 입원 치료를 받은 배 의원의 피습 이후 첫 공개 활동이었다. 연합뉴스

범행도구는 사건 당일 A군이 집 근처 화단에서 주운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평소에도 돌을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A군은 이와 관련해 “돌을 가지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안정감이 들어 평소에도 돌을 가지고 다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의원과 A군 측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배 의원은 피습 이틀 만에 퇴원하면서 “면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엄정한 법적 처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처벌을 원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튿날인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장을 팀장으로 하는 27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해왔다. A군에 대해선 응급입원에 이어 보호입원 조처했고, 이 과정에서 병원을 찾아 A군을 상대로 세 차례 조사를 벌였다. 같은 달 28엔 A군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뒤 최근까지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이어왔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혐의를 시인하고 현재 입원 치료 중인 점, 소년범 관련 법 등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를 했다”며 “향후 송치 이후에도 검찰에 협력해 의혹이 남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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