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 공천에서 배제된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의 탈당이 잇따르고 있다.
현역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박영순 의원(대전 대덕구)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에서는 정당 민주주의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기에 진정한 민주주의 정당을 새롭게 꿈꾸며 탈당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저는 민주당의 이름으로 윤석열 정권을 비판할 수 없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민주당 내부의 모습이 폭주하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과 판박이처럼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의원은 “내 편이 아니면 법과 제도를 악용해서 겁박하고 제거하는 모습, 상식을 버리고 권력 앞에 줄서서 ‘바이든’ ‘날리면’ 식의 거짓아첨을 해야하는 모습이 그렇다”며 “차은우보다 이재명이랍니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동료 의원들을 조롱하고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는 태도를 노골화하며 공천이 아닌 망천을 강행하는 무모함과 뻔뻔함에 질려 더 이상의 기대와 미련은 어리석은 것임을 깨닫고 탈당 결심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작금의 민주당은 ‘이재명 당 대표 1인의 지배’를 위한 사당으로 전락하고 방탄과 사욕을 위한 전체주의 집단으로 변질됐다”고 직격했다.
이미 탈당한 인사들에 더해 경선을 포기하는 비명계 인사들이 무소속 출마를 하거나 이낙연 전 대표가 만든 ‘새로운미래’에 합류하면 민주당의 총선 전략에도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은 현역 평가 하위 20%를 통보받은 김영주 의원(서울 영등포갑)과 경선에서 배제된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이다. 박 의원은 두 의원에 이은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세 번째 탈당 현역 의원이다.
여기에 후보자 검증 단계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윤식 전 시흥시장은 탈당과 함께 국민의힘 입당을 선언했다.
하위 10% 통보를 받은 설훈 의원(경기 부천)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탈당을 시사했다.
친문계의 상징성을 지닌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자신의 옛 지역구였던 서울 중·성동갑 출마 의사를 고수했지만 이날 공천에서 배제됐다.
한편, 이상헌 민주당 의원(울산 북구)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당 윤종오 전 의원을 향해 경선을 제안하며 “경선 수용 불응시 출마를 강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에 참여하기로 한 진보당에 울산 북구를 양보하기로 한 바 있다. 이는 이 의원에 대한 사실상의 컷오프(공천 배제)로 해석됐다. 이 의원은 해당 합의에 대해 “그 자체로 실패한 협상”이라며 “정당한 협상과 합의를 위해선 당사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게 필수적이지만 저에게 설명이나 상의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