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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코 대신 파줘야 공천"…野 저격 수위 높이는 한동훈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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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문제를 거론하는 것으로 26일의 메시지를 시작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앞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공천이 세계사적으로 가장 투명한 공천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람 이름 석 자를 쳐보면 그가 공천될지 안 될지 누구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름을 검색하면 친명인지 비명인지가 드러나는데, 그게 곧 민주당 공천의 잣대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원내) 제1당이 그러는 건 나라를 망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이날 19분간의 출근길 문답에서 ‘이재명’은 7번, ‘민주당’은 12번 언급했다. ‘이재명 대표가 이상형’이라고 한 안귀령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의 과거 발언을 겨냥해 한 위원장은 “만약 국민의힘 후보 중 제가 차은우보다 (외모가) 낫다고 하는 분이 있다면 절대 공천받지 못할 것”이라며 “대표의 코를 대신 파주거나, 대표가 차은우보다 잘생겼다고 하는 비위좋은 아부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정글이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부쩍 거세진 한 위원장의 대야 공세를 두고 “국민의힘 공천이 ‘무감동 공천’이라는 지적을 상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전직 의원은 “공천 과정은 원래 잡음이 어느 정도 있기 마련인데, 지금 국민의힘에선 이렇다 할 반전이 없어 ‘현역 불패’라는 말을 듣는다”며 “계파 간 파열음이 크게 불거진 민주당의 공천 갈등을 일부러 더 부각해 상대적 우위를 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강원 원주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박정하 의원, 오른쪽은 김완섭 예비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강원 원주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박정하 의원, 오른쪽은 김완섭 예비후보. 연합뉴스

한 위원장은 이날 수시로 국민의힘의 공천 성과를 강조했다. 비대위 회의에서 그는 불출마하거나 경선 결과에 승복한 이들을 두고 “많은 분들의 감동적인 희생과 헌신이 있기 때문에 우리 당의 조용한 공천이 가능하다”며 “끝까지 보면 상당 부분 많은 쇄신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 민주당처럼 그렇게 피를 보는 공천이 쇄신이냐”고 반문한 그는 “그건 정치를 망치는 것이다. 저는 시스템이 방해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후에는 강원도 원주를 찾아 “가장 공천이 잘된 곳”이라고 지역 민심에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각각 원주 갑과 을의 국민의힘 총선 후보인 박정하 의원,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2차관과 ‘함께 누리는 문화’ 총선 공약을 발표하고 시장에서 유세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국민의힘은 원주에 박정하·김완섭 같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후보를 먼저 제시했다”며 “정말 필요한 공약을 기획해내고, 그 기획한 내용을 실천할 가장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 광진(20일)과 구로(22일), 인천 계양(23일) 등 수도권 험지를 공략했던 한 위원장은 이날 원주 시민들에게 “수도권을 벗어나서 공약 발표를 하는 것은 아마 오늘이 처음”이라며 “원주는 강원도에서 대단히 젊은 지역이고 인구가 늘어나는 곳, 산업·문화가 발전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강원도당 신년회에서 “원주에 최소 세 번 이상 오겠다”고 했던 말을 상기하며 “지금 같아선 네 번, 다섯 번 오고 싶다. 올 때마다 정말 좋다”고도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강원 8개 지역구 중 원주를 험지로 분류하고 있다. 21대 총선 때는 2석 모두 민주당이 이겼다. 2022년 이광재 의원의 강원지사 출마로 열린 보궐선거에서 박정하 의원이 당선되며 여야가 균형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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