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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명 증원 선호' 조사한 의대 교수 "2월까지 목숨 걸고 해결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의대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진료 거부 이후 첫 주말을 맞은 24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의대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진료 거부 이후 첫 주말을 맞은 24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단체와 정부 간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가 소속 교수의 과반수가 증원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개별 의과대학 단위에서 이런 자체 설문을 진행한 것은 성대가 처음이다.

지난 23~24일 진행된 설문조사에 201명 교수들이 응답한 결과, 증원 반대 의견은 24.9%(50명)에 그친 반면, 찬성 답변은 54.7%(110명)로 2배 이상이었다. 증원 규모에 대해선 ‘500명 증원’을 택한 응답자가 24.9%(50명)로 가장 많았고, 의약분업 이전 수준인 ‘350명 증원’이 20.9%(42명), ‘1000명 증원’ 5%(10명), ‘2000명 증원’ 4%(8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원 전면 백지화’를 외치는 대한의사협회(의협)·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의 요구와는 차이가 있다.

홍승봉 성대 의대 교수협의회장은 26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2000명을 늘리자는 정부와 증원에 원천 반대하는 의협 사이에 간극이 너무 큰데, 답은 그 사이에 있지 않겠느냐”며 “누군가는 중재안을 내야 협상에 단초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교수들 의견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전국 16개 시·도 의사들이 25일 오후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회의'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정부의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전국 16개 시·도 의사들이 25일 오후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회의'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홍 회장은 350~500명 수준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게 나온 것에 대해 “교수들의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개원의들로 구성돼있지만, 전공의 사직 문제를 직접 맞닥뜨리고 있는 건 대형병원에서 중증 환자들을 보는 교수들”이라며 “교수들은 매년 10월 전공의 배정 때마다 한명이라도 더 받기 위해 거의 전쟁하다시피 하고, 전공의들이 얼마나 바쁜지 몸소 느끼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의 증원이 필요하다고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증원이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정부가 제시한 2000명은 수용이 어렵다고 했다. 홍 회장은 “의약분업 당시 줄어든 350명을 늘리는 정도는 교육적으로도 수용할 수 있지만, 2000명까지 늘린다면 교수를 구하기 어려운 점 등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을 것”이라며 “특히 중증·난치질환 관련 지방의료는 거의 전멸 상태인데, 20년 동안 방치해온 의료전달체계 문제 등을 그대로 둔 채 의사 수만 크게 늘리면 여러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러 주체 모인 협의체 제안…“여유 갖고 합의해야”

홍 회장은 일단 급한 2025학년도 정원부터 정한 뒤 그 이후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정부·의협뿐 아니라 의대 교수 및 학장단, 간호사·환자단체 등 다양한 의료계 주체가 포함된 협상팀을 꾸려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향후 10여년치 정원을 이렇게 조급하게 결정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연구 주체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여러 단체의 연구를 종합해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의 대치를 끝내기 위해서는 대표성 있는 교수 단체가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가장 먼저 비대위를 꾸린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따로 만나는 등 중재 노력을 펴고 나섰다. 그러나 이에 일부 전공의들은 “모든 선배님들은 정부와의 밀실 협상을 멈춰달라(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비대위원장)”며 의협 및 교수 비대위의 대표성을 문제삼았다.

홍 회장은 “전공의들 지적도 맞는 말”이라며 “특정 의대가 단독으로 나서기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의협·정부, 양측과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 절차를 거쳐야 전공의 단체도 교수협의회를 중재자로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교수들이 24시간 돌아가며 당직을 서는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2월 말부터 신임 인턴이 입사를 안 하고 계약이 끝난 전공의·전임의까지 떠나면 대형병원들은 그냥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3월 의료대란을 막기 위해서는 나흘 안에 목숨 걸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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