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7년 만에 돌아온 ‘학범슨’…“제주 오는 팀, 이길 생각 말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100분 이상을 거뜬히 뛰는 체력 축구에 도전하는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새 시즌 목표는 ‘안방불패’다. [사진 제주 유나이티드]

100분 이상을 거뜬히 뛰는 체력 축구에 도전하는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새 시즌 목표는 ‘안방불패’다. [사진 제주 유나이티드]

“안방에선 어느 팀을 만나도 이겨야죠.”

7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 무대에 복귀하는 김학범(64)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 2024시즌 목표로 ‘안방불패’를 내걸었다. 2017년 11월 광주FC 사령탑에서 스스로 물러났던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 제주의 지휘봉을 잡고 프로팀 감독으로 복귀했다. 1960년생 김 감독은 올 시즌 K리그1 12개 구단 감독 중 최고령이다.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김 감독은 “나이가 많아서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야말로 편견이다. 젊은 감독들에게 숫자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K리그의 대표 ‘지략가’다. 명지대에서 운동생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비시즌엔 사비를 털어 유럽이나 남미로 날아가 선진 축구를 직접 경험했다. 그 덕분에 2006년 K리그1 우승(성남 일화), 2014년엔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팬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이끈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 빗대 ‘학범슨’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김 감독은 “그동안 쉬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선수 발굴을 위해 수많은 K리그 경기를 관전했다. 항상 축구 현장에 있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U-23 대표팀을 이끌고도 성과를 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우승을 달성하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젊은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호랑이 감독’으로 불리던 김 감독의 스타일도 변했다. 김 감독은 가만히 서서 일방적으로 시키는 법이 없다. 무엇이든 선수단과 함께하려고 노력한다. 김 감독은 “강압적인 지도 방식은 더는 통하지 않는다. 요즘 세대는 같이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는 지난 시즌 우승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내내 하위권을 맴돌다 9위로 시즌을 마쳤다. 특히 홈에서 5승에 그쳤다. 승률이 26%에 불과했다. 김 감독은 “홈에서 적어도 50% 이상의 승률을 기록해야 한다. 수치상으로 50% 이상의 승률을 달성한다면 3위 안에 들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강철 체력’이 중요하다며 올겨울 선수들의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 그는 “현대 축구는 90분이 아닌 100분 이상의 경기다. 그만큼 체력이 중요하다. 남들보다 한 발, 1~2m 더 뛰는 축구를 하겠다. 제주 경기장을 ‘원정팀의 무덤’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학범 감독

◦ 생년월일 1960년 3월 1일
◦ 선수 경력 국민은행 실업축구단(1984~1992년)
◦ 주요 감독 경력
성남 일화(2005~08년), 허난 젠예(중국·2010~11년), 성남FC(2014~16년), U-23 대표팀(2018~21년)
◦ 주요 수상
2006년 K리그 우승, 2014년 FA컵 우승,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0년 AFC 챔피언십 우승
◦ 별명 학범슨, 잡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