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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감춰진 김정은 장남설…"창백하고 마른 매력없는 외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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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군절(인민군 창건) 76돌인 지난 8일 딸 '주애'와 국방성을 축하방문한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군절(인민군 창건) 76돌인 지난 8일 딸 '주애'와 국방성을 축하방문한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장남이 있지만 왜소한 체격으로 인해 대중 앞에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전직 국정원 요원의 주장이 나왔다. 정부 안팎에서 북한이 김정은의 딸인 주애를 유력한 후계자 '후보군'에 올렸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에서 아들의 존재 여부가 재차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23일(현지시간) 20여년간 대북 업무를 담당했던 최수용 전 국정원 공작관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매력적이지 않은 외모'가 김정은이 장남을 대중 앞에 공개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통통하고 영양 상태가 좋아 보이는 김정은이나 주애와 달리 아들은 창백하고 말랐다고 한다"며 "아들은 증조부인 김일성과 전혀 닮지 않았다고 알려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0년 9월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공개 석상에 처음 등장한 김정은은 3대 세습의 정당성과 통치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체중을 늘리고 중절모와 뿔테 안경을 착용하면서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이미지를 연출했다.

스위스 학교 시절 김정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스위스 학교 시절 김정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에게 아들이 있다는 첩보는 정보당국도 주시하고 있는 사안이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017년 국회 보고에서 "2010년생 첫째 아들과 2013년 초를 전후해 태어난 둘째 딸, 2017년 2월생으로 성별이 파악되지 않은 셋째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정보당국은 2010년 남자 아이용 최고급 장난감이 김정은의 '관저'로 직접 들어간 정황을 근거로 김정은에게 2010년생 아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지난해 3월 김규현 전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구체적인 물증은 없지만 첩보 상 (첫째가) 아들이 확실하다는 것을 외국 정보기관과 정보공유 통해서 확신하고 있다"며 "다만 아들은 노출된 적이 한 번도 없고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신체적, 정신적 문제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첩보로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즉, '김정은 첫째가 아들이라는 첩보가 있어 계속 확인 중에 있다'는 게 국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

다만 김정은이 주요 군 관련 행사에 김주애를 지속적으로 내세우고 그의 호칭과 의전이 격상되는 모습을 보이자 주애의 후계자 가능성을 열어두는 시각도 있다.

박정천 북한 노동당 군정지도부장이 지난해 9월 정권수립 75주년 기념 열병식 주석단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와 귓속말을 나누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박정천 북한 노동당 군정지도부장이 지난해 9월 정권수립 75주년 기념 열병식 주석단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와 귓속말을 나누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한 자리에서 김정은의 딸 주애에 대해 "후계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그를) 조기 등판시키는 것 자체가 북한 내부가 굉장히 불안정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12월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도 "북한이 주애를 계속 전면에 내세우며 '4대 세습'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고 했다. 조태용 국정원장도 지난달 초 인사청문회 답변자료를 통해 "현재로써는 김주애가 유력한 후계자로 보인다"면서 "변수가 많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고지도자를 정점으로 유일지도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북한에서 잠재적인 후계자 그룹인 김정은의 자녀 수나 성별·나이 등 구체적인 신상 정보는 극비로 취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정원이 김정은의 자녀에 대해 단정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40대의 김정은이 자신의 업적을 쌓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정황적 근거만으로 후계 문제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는 것은 소모적인 측면이 있다"며 "전례를 보면 북한도 나름의 절차를 거쳐 후계자를 공식화했기 때문에 차분하게 관련 증거와 동향을 추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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