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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축구, 사령탑 후보 1순위는 홍명보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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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호 14면

축구 대표팀 감독 하마평 

홍명보(左), 신태용(右)

홍명보(左), 신태용(右)

위르겐 클린스만(독일)을 전격 경질한 대한축구협회가 새 감독 선임 작업을 서두르는 가운데, 홍명보(55) 울산 HD 감독이 1순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정해성)는 24일 열리는 2차 회의를 통해 후보 리스트를 추리고, 이후 면접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력강화위원회는 1차 회의에서 ‘국내파에 무게, 임시 감독 아닌 정식 감독’이라는 방향을 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K리그 팀을 맡고 있는 지도자들이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복수의 축구 관계자들은 “이 중에서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력 후보인 김기동 감독은 5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지난해 12월 FC 서울에 부임했다.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끌었던 김학범 감독도 지난 연말 제주 유나이티드를 맡았다.

축구협회는 국가대표축구단 운영규정 12조에 ‘국가대표 감독에 선임된 자가 구단에 속해 있을 경우 당해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렇다고 해도 부임한 지 석 달도 안 된 감독을 대표팀으로 빼간다면 소속 구단과 팬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칠 것이 명백하다.

반면 홍 감독은 2022년에 울산을 17년 만의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2023년에도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3년 동안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했으니 팀을 떠나도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은 상황이다. 축구협회와 울산 구단이 현대가(家)로 엮여 있다는 점도 ‘홍 감독 유력설’을 뒷받침한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다. 미국 전지훈련 캠프에서 선수단 컨디션 조절에 실패함으로써 조별예선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꼴찌(1무2패)로 탈락했다. 조별예선이 끝난 뒤 회식 자리에서 일부 선수가 식당 여종업원을 껴안고 춤을 췄고, 이 장면을 협회 직원이 영상으로 찍어 언론에 흘리는 바람에 홍 감독은 “꼴찌 하고도 정신 못 차렸다”는 거센 비난에 시달렸다. 또 한 언론이 “홍 감독이 대표팀 소집기간에 판교에 땅을 보러 다녔다”는 ‘땅투기설’을 보도했다. 홍 감독은 중죄인의 모습으로 사퇴 기자회견을 해야 했다. 홍 감독이 다시 대표팀을 맡는다면 2014 브라질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잡는 셈이다.

또 하나의 카드로 떠오르는 게 신태용(53)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이다. 그의 계약 기간은 올해 6월까지다. 신 감독은 23세 이하 중심으로 팀을 꾸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해 극적으로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지난 17일 성남 FC 출정식에서 만난 신 감독은 “아직 KFA(대한축구협회)에서 연락 받은 건 없다. 연락이 온다면 그때부터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를 절대 떠나지 않겠다는 뉘앙스는 아니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을 맡았던 신 감독은 조별예선에서 FIFA 랭킹 1위였던 독일을 2-0으로 꺾어 탈락시키는 ‘카잔의 기적’을 연출했다.

한편 울산 HD 서포터스 ‘처용전사’ 회원들은 2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홍 감독의 대표팀 차출을 반대하는 트럭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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