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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키워드] 컷오프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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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호 29면

금주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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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차단 등 불연속 상태를 의미하는 컷오프가 우리의 일상어가 된 건 골프의 대중화 덕이 크다. 4라운드로 치러지는 골프 경기에서 3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는 1·2라운드 합산 성적 기준을 컷이라고 하고 그에 미달되면 컷오프됐다고 해서다.

정치 용어로 자리매김한 건 2007년 범여권(현 민주당) 대선 경선이 계기가 됐다. 야권은 2파전(이명박·박근혜)이었으나 범여권은 20여 명이 뛰었다. 공식 출마한 이도 9명이었다. 예비경선을 통해 5명만 본경선에 올리기로 했는데 이때 쓰인 용어가 컷오프였다. 빅카인즈란 뉴스검색을 해보면 2017년 5월 이전 전국 일간지 정치 부문에서 ‘컷오프’가 사용된 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하지만 5월부터 12월 말까진 684차례나 됐다.

현역의원의 공천 배제로까지 의미가 확장된 건 2012년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한나라당 때다. 현역의원 25%를 공천 배제하겠다고 했다.

이때만 해도 컷오프는 강력한 1인이 공천을 쥐락펴락하던 시대에서 탈피해 룰에 따른 공천을 한다는 의미가 컸다. 이젠 ‘룰을 이용한 사천(私薦)’이란 뉘앙스도 생겼다. 선한 제도도 종국엔 악으로 바뀔 수 있다는 카이사르의 말은 역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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