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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 토렴으로 잡내 잡은 ‘합천국밥집’…돼지국밥의 새로운 길 ‘안목’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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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호 26면

미쉐린 가이드 부산

지난 22일 ‘2024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이 발표됐다. 서울 에디션은 여덟 번째, 부산 에디션은 올해가 처음이다. 부산 에디션에는 1스타 3곳, 빕 구르망 15곳, 그린 스타 1곳, 미쉐린 선정 25곳을 포함해 총 43곳의 레스토랑이 소개된다. 1스타 레스토랑은 ‘요리가 훌륭한 레스토랑’으로 모리(일식), 팔레트(컨템포러리), 피오또(이탤리언)가 선정됐다.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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빕 구르망은 4만5000원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에 부여되는 등급인데, 이번에 선정된 15곳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부산의 ‘소울 푸드’라 불리는 돼지국밥을 파는 ‘합천국밥집(남구 용호로 235·사진1)’과 ‘안목(수영구 광남로 22번길 3·사진2)’이다. 부산 지역에 있는 수많은 돼지국밥집 중 이 두 곳이 빕 구르망에 선정된 이유는 뭘까. 미쉐린 가이드 측은 ‘전통’과 ‘변화’, 상반된 두 가지 이유를 밝혔다.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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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국밥집’에 대해 미쉐린 가이드 측은 “부산을 상징하는 음식인 돼지국밥은 시대와 식성의 변화와 함께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해왔는데, 합천국밥집은 오랜 시간 원칙을 고수해온 곳으로 특유의 고기 토렴 노하우로 잡내를 잡아 돼지고기 풍미를 살리는 것이 특징”이라며 “특히 감칠맛과 깔끔한 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맑은 국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생각나는 맛”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의 3대 돼지국밥집 중 하나로 꼽히는 합천국밥집은 여행객은 물론 동네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곳으로 유명하다. 테이블석과 별도로 어르신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좌식 테이블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메뉴를 주문하면 마늘·양파·고추·쌈장·새우젓·간장소스·섞박지·배추김치·부추무침 등을 반찬으로 한상 가득 내오는 것도 정겹다.

또 다른 돼지국밥집으로 빕 구르망에 선정된 ‘안목’은 분위기나 맛, 모든 면에서 합천국밥집과 전혀 다르다. “안목은 우리가 기억하는 돼지국밥의 맛이나 멋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돼지국밥을 제안하고 있다”면서 “돼지국밥 특유의 풍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서 한국의 다른 국물 음식을 떠올리게 하는 오묘한 맛이 있다. 돼지국밥의 일번지라 할 부산에서 수많은 유명 돼지국밥과 맛에 있어 확실한 차별화를 꾀하면서도 요리는 다양한 방향성을 갖고 변화하고 발전한다는 느낌을 주는 레스토랑”이라는 게 미쉐린 가이드 측의 설명이다. 안목을 방문한 이들의 후기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일본의 이자카야처럼 오픈된 바 형태의 실내가 깔끔하고 돼지냄새가 전혀 안 난다”는 것이다. 주문도 키오스크로 하는 등 안목은 기존의 다른 돼지국밥집들과는 다르게 젊은 MZ세대 취향에 맞춘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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