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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광명론과 장벽론, 그리고 흑백지양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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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신경진 베이징총국장

신경진 베이징총국장

지난 4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CBS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를 말했다.

“중국 경제는 현재 몇 가지 도전에 직면했다. 성장은 둔화했다. 그들은 시장 주도 성장 모델에서 벗어났다. 국영 기업이 더 주도하는 모델이다. 부동산 투자에 지나치게 연루됐다. 상업용 부동산에 문제가 있다.”

답변은 미·중관계로 이어졌다. “미국은 중국과 경제적 관계가 중요하지만 대부분은 중국에서 만든 제품을 구매할 뿐이다.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중국과 깊게 얽혀있지 않다. 미국 경제와 생산 시스템도 중국 경제 시스템과 깊이 얽혀있지 않다.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심각한 혼란을 일으키지 않는 한, 미국에 끼칠 영향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다.”

10일 중화총상회(SCCCI) 단배식에 참석한 타르만 샨무가라트람(왼쪽 세번째) 싱가포르 대통령. [SCCCI 페이스북 캡처]

10일 중화총상회(SCCCI) 단배식에 참석한 타르만 샨무가라트람(왼쪽 세번째) 싱가포르 대통령. [SCCCI 페이스북 캡처]

지난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경제 광명론을 펼쳤다. 춘절 단배식 연설에서 “전 세계를 보면 풍경은 이쪽만 홀로 좋다(風景這邊獨好)”고 했다.

중국 경제 낙관론자였던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가 반박했다. 지난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홍콩의 영광은 끝났다”는 칼럼을 싣고 “중국 경제가 벽에 부딪혔다”고 했다. 중국 경제 장벽론이다.

싱가포르는 실리론을 펼쳤다. 지난 10일 중화총상회 단배식에 참석한 타르만 샨무가라트람 대통령 연설에서다.

“미국·중국·세계가 동시에 다층적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불확실성이 기회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계란은 나눠 담아야 하고 일방적인 베팅은 피해야 한다. 아시아의 주요 경제체는 자주 흑백 논리로 비친다. 비관적이든 낙관적이든 해설가들에 의해 꾸며지고 증폭된다. 진실의 한 면만 본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세계 주요 신문에 매일 중국의 부정적인 전망만 실린다. 중국이 직면한 도전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부동산 시장, 지방 정부의 과도한 부채, 소비 심리의 위축, 연금과 사회보장제도의 부족 등 도전을 겪고 있다. 중국이 근본적인 강점을 가졌다는 점도 논쟁할 필요가 없다. 더는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지 않을 제조업 생태계를 갖췄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인프라 및 물류 시스템과 함께 경쟁력 있는 수출 경제를 만들었다. 중국의 취약성 혹은 강점에만 초점을 맞춘 대담한 화술은 전체 그림을 놓친다. 흑백 관점을 지양하고 중국·인도·동남아, 미국과 유럽까지 포함해 예측불가능한 환경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파월·시진핑·로치·샨무가라트람의 중국 경제 광명론과 장벽론, 흑백지양론이 충돌한다. 여론전쟁이 숨기려는 사실에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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