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했다고 성폭행 되나"…정부에 비난 퍼부은 의사 집회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들이 의대 증원을 성폭행에 비유해 "데이트 몇 번 했다고 성폭행해도 되느냐"고 거세게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협의를 통해 의대 증원을 추진한다는 정부의 주장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의사회는 22일 오후 7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의대 정원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2차 궐기대회를 열었다. 1시간가량 진행된 궐기대회에는 경찰 추산 300명이 모였다. 주최 측은 자체적으로 500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궐기대회 참석자들은 "준비 안 된 의대 정원, 의학 교육 훼손된다" "일방적인 정책 추진, 국민 건강 위협한다" "무계획적 의대 증원, 건보 재정 파탄 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번 궐기대회에서도 정부가 의대 증원 등 잘못된 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좌훈정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는 "우리 말 듣지 않고 이렇게 정책 밀어붙이는 정부야말로 국민을 볼모로 삼은 것 아니냐. 환자가 죽으면 정부 때문"이라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이어 "국민이 원해서 의대 정원을 늘렸다는데, 여론조사에서 국회의원 수 100명으로 하자면 하겠나. 공무원 반으로 줄이자면 줄이겠냐. 대통령 하야하라는 여론이 50% 넘으면 물러날 거냐"고 되물었다.

그는 박민수 복지부 차관을 향해 "나이가 비슷하니 말을 놓겠다"며 '반말'로 비난을 쏟아냈다.

좌 이사는 "야, 우리가 언제 의대 정원 늘리자고 동의했냐"며 "네 말대로라면 데이트 몇 번 했다고 성폭력 해도 된다는 말과 똑같지 않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피를 보고, 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날이 있어도 네 옷을 벗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현선 송파구의사회장은 "낙수과 '여자' '의새' 인사드린다"며 박 차관의 최근 발언을 비꼬았다. 박 차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의사를 '의새'로 잘못 발음해 논란이 됐다. '의새'는 의사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