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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 늘린 게 화근…‘해외 부동산’ 손실 2조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국내 금융사 손실 눈덩이

해외 부동산 투자로 금융사 손실이 우려되는 금액이 최근까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개인까지 투자할 수 있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들어간 돈도 2조3000억원으로 이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22일 금융감독원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6조4000억원이다. 이 중 보험사가 31조9000억원(56.6%)으로 가장 많고, 은행(10조1000억원·17.9%), 증권사(8조4000억원·14.9%) 순이었다.

전체 투자 금액 중 사업장이 어디인지 파악 가능한 단일 사업장에 들어간 돈은 35조8000억원이었다. 이 중 기한이익상실(EOD)이 된 금액은 2조3100억원(28개)으로 전체 투자금액의 6.46%다. EOD란 선순위 채권자에게 이자 혹은 원금을 못 주거나, 자산가치 하락으로 LTV(담보인정비율) 조건이 미달한 사업장을 의미한다. 상황에 따라 손실을 우려한 금융사들이 만기 전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상태다. 금감원 파악 결과 EOD 사업장은 지난해 9월 이후 3개 더 늘어나 손실 우려 투자액도 2조4600억원까지 증가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복수의 부동산 사업장이나 블라인드 펀드, 재간접 펀드에 투자해 사업장이 어디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곳에 들어간 돈도 20조5000억원이었다. 손실 추정액까지 고려하면  손해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는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된 금액까지 포함해 전체 투자금액의 5.9% 정도가 평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금융사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도 불가피해 보인다. 금감원 조사 결과 지난해 9월 말 기준 임대형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는 21개로 이곳에 들어간 투자금액은 총 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개인투자자 투자금은 1조9000억원이다.

전체 펀드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펀드는 총 9개로 투자액은 9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미국 상업용 오피스에 투자한 ‘미래에셋맵스미국9-2호(설정액 2941억원)’ ‘하나대체투자미국LA1호(설정액 20억원)’는 이미 자산을 매각했다. 벨기에 오피스에 투자한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2호(설정액 909억원)’는 배당을 유보 중이고, 이탈리아 오피스에 투자한 ‘한국투자밀라노1호’는 만기를 최근 3년 연장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금이 최근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많이 하락한 북미와 유럽 지역에 몰려 있다는 점도 손실 우려를 키운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체 금융사가 북미 지역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은 34조5000억원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액의 절반이 넘는 61.1%를 차지했다. 다음은 유럽으로 총 10조8000억원(19.2%)의 투자금이 몰렸다.

실제 이들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은 재택근무 정착과 고금리 여파로 고점 대비 큰 폭 하락 중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고점(2022년 4월) 대비 22.5%가 떨어졌고, 유럽은 고점(2022년 5월) 대비 22% 하락했다. 다만 금감원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우선 이 펀드들의 만기는 통상 5~7년으로 ELS(3년)보다 길다. 또 만기 연장이 불가능한 ELS와 달리 이들 펀드는 수익자 총회에서 과반수의 동의를 받으면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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