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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중국 업체와 LFP 양극재 계약…한때 외면한 ‘보급형 배터리’ 확대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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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했던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보급형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한 LFP 배터리에 대한 시장 선호도가 높아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양극재 생산 업체 상주리원과 LFP 배터리용 양극재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상주리원은 올해부터 5년 동안 LFP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 약 16만t을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할 예정이다. 400㎞ 이상 주행 가능 전기차 100만 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상주리원은 2021년 중국 난징에서 설립된 LFP용 양극재 전문 생산 업체다. 상주리원 양극재를 사용한 제품은 유럽 등으로 수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 생산 소재로 만든 배터리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등 수혜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의 의미를 “LFP 배터리 사업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공급망 구축”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 난징 공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본격적으로 생산했다. 전기차용 LFP 배터리는 내년 하반기 생산이 목표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5년까지 고전압 미드니켈, LFP 등 보급형 신규 제품을 적기에 출시해 전기차 시장의 니즈(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맞춤형 제품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NCM 배터리뿐 아니라 LFP 개발·생산에도 무게를 두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건 지난해 상반기다. 세계적 물가상승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소형·저가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고, LFP 배터리가 사용되는 ESS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LFP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으로, LFP 배터리 소재 생산과 라인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SK온 역시 LFP 배터리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양산 시기는 2026년으로 잡고 있다.

LFP 배터리는 NCM보다 에너지 밀도가 떨어져 주행거리가 짧고 저온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20~30%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화학 구조가 안정적이어서 화재 위험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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