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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에서 20~30등 의사, 국민이 원치 않아" 의협 간부 발언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의대 증원에 따른 의사 집단행동을 주제로 열린 TV 토론회에서 '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를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는 의료계 인사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비판하는 취지이지만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인 데다, 의사의 덕목을 성적 위주로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경기도의사회 제15차 수요 반차 휴진 투쟁'이 진행되는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한 의원 진료실에 오후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경기도의사회 제15차 수요 반차 휴진 투쟁'이 진행되는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한 의원 진료실에 오후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방송된 MBC '100분토론'에서 의사 측 인사로 나온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지역의사제에서 성적 낮은 학생을 뽑아서 의무근무 시키면 근로 의욕도 떨어질 것이고, 그 의사한테 진료받고 싶겠나"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사제로 성적이 많이 떨어지는 인재를 뽑을 수밖에 없다"며 "그 지역 인재를 80% 뽑아봐라. 지역에 있다고 해서 의대를 성적이 반에서 20~30등 하는 데도 가고, 의무근무도 시키고 (하는 것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은 "국민들이 최상의 진료를 받고 싶은데, 정부가 '양'(量·의대 증원)으로 때우려 한다"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지만, 의사들의 '엘리트 의식'이 TV 토론회라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드러났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21일 브리핑에서 '반에서 20~30등'이라는 표현을 두고 "'지방에 있는 학생들은 공부를 못한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다"며 "지역인재전형 비중 확대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얘기는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차관은 "좋은 교육, 좋은 실습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의료인으로서의 사명에 대한 분명한 생각들이 정립돼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입시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정부 발표대로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더라도 반에서 '20~30등 하는 학생'은 의대에 가기 어렵다.

지난해 기준 전국 고등학교의 수는 2379개인데, 전교 3등까지를 다 합해도 7000명을 넘는다. 의대 정원을 정부 발표대로 5058명까지 늘려도, 전교 3등까지는 해야 의대에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의대 신입생을 특정 지역 출신으로 뽑는 '지역인재전형'의 비중을 40% 이상에서 6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인데, 이 경우에도 최상위권이 아니라면 의대 진학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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