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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 벤츠·BMW에 올라탄다…'모바일맵 1위' 네이버는 게릴라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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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운전자가 모바일 앱으로 내비게이션 티맵을 이용하는 모습. 사진 SK텔레콤

운전자가 모바일 앱으로 내비게이션 티맵을 이용하는 모습. 사진 SK텔레콤

모빌리티 ‘지도’를 바꾸기 위한 업계의 전쟁이 치열하다. 차량이 ‘움직이는 미디어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콘텐트 경쟁력이 차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면서 내비게이션까지 경쟁 영역이 넓어졌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MW·메르세데스-벤츠 등 수입차 업체들은 올해부터 토종 내비게이션인 ‘티맵 오토’를 채택해 국내 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BMW는 X1과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 등에 티맵 오토를 이달부터 탑재했고 2분기 출시 예정인 X2 등에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벤츠는 올 하반기부터 E클래스, 디 올 뉴 CLE 등에 티맵을 태운다.

그간 ‘깡통 내비’로 빈축을 샀던 수입차 업체들이 ‘토종 내비’와 손잡은 건 콘텐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가까워지며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빠른 주행을 위해선 ‘정확한 지도’가 필수가 되면서다. 운전자들도 수백장 지도를 그대로 화면에 옮겨놓은 것 같은 내비가 아니라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살아있는 내비’를 선호한다.

더구나 별도의 디바이스를 구매하거나 매립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에서 앱 다운로드만으로 내비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내비 시장은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의 각축장이 됐다.

업계에선 ‘네이버지도’와 ‘티맵’이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고 본다. 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폰 기준 네이버지도의 월간 실사용자 수(MAU)는 1616만8622명, 티맵은 1074만930명이었다. 카카오맵(카카오내비 포함)이 1024만4411명, 구글지도가 603만4355명 등으로 뒤를 이었다. 티맵 관계자는 “매립형 제품 등을 합하면 실제 이용자는 2150만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네이버지도는 별도의 디바이스 없이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받아 사용하는 ‘게릴라’ 사용자가 많다.

신형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엔 올하반기부터 '티맵 오토'가 탑재된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엔 올하반기부터 '티맵 오토'가 탑재된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티맵은 ‘용병’인 수입차에 올라타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티맵 오토는 2020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수입차에 처음 탑재된 뒤 다양한 수입차 업체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볼보코리아는 2020년 아예 300억원을 투자해 티맵모빌리티와 국내 특화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했고 2022년 하반기 출시 차량에 본격 탑재했다.

덕분에 지난해 수입차 국내 판매량은 2022년보다 4.4% 감소했지만, 볼보는 18% 성장하며 한국 진출 이후 역대 최대 판매 성적(1만7018대)을 기록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길 안내뿐 아니라 대중교통·대리운전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한 ‘수퍼 앱’ 전략이 내비 앱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며 “최근 운전 습관을 점수화해 차량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등 안전운전을 돕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GV80 앞좌석 스마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진 현대차그룹

제네시스 GV80 앞좌석 스마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진 현대차그룹

전통 내비업계는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거나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새 살길 찾기에 나섰다. 현대차·기아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는 ‘순정품’ 타이틀을 앞세워 ‘더 즐겁고 편안한 드라이빙 경험’ 강조한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도착예정시간(ETA) 예측 정교화를 비롯해 교통정보 예측, 개인화 경로 탐색 등을 정밀하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치형 디바이스 강자였던 아이나비 제조사 팅크웨어는 차량용 공기청정기, 짐벌캠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엔 법인 정관의 사업목적에 '전기차 충전'을 추가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콕핏’(운전석)이 중요해지는 만큼 ‘기본기’를 잘 쌓아야 차 업계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선우명호 고려대 자동차융합학과 석좌교수는 “자율주행차는 신호나 도로환경 같은 주변 환경을 잘 인식해야 하는데 내비는 그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며 “콕핏이 발전할수록 정보 가독성과 편의성이 좋아지고, 주행 안전성까지 획기적으로 향상돼 SW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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